석유 대체 수요 기대감에 고무·원당 가격도 '들썩'

[고유가 장기화 후폭풍]
원당 선물가 3개월새 22% 상승
천연고무 등 공업원료도 급등세
러·사우디, 내년까지 감산 전망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고유가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원당(설탕의 원료)·천연고무 등 원유를 대체하는 상품들의 가격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 정책을 내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며 이들 상품에 수요가 더욱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10일(현지 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원당 가격은 파운드당 27.05센트로 6월 29일(22.23센트) 대비 21.7% 상승했다. 원당 가격은 지난달 19일 장중 27.62센트로 1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펀드 투자 등 비상업 부문의 원당 순매수 계약 건수는 지난달 말 기준 23만 9240계약으로 6월 말보다 9% 늘었다”고 전했다.





원당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은 고유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원유 대체 연료인 바이오에탄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달 27일 배럴당 93.68달러까지 올랐다가 현재 80~90달러 선에서 변동하고 있다. 원당은 옥수수·대두 등과 함께 바이오에탄올의 주요 원료로 꼽힌다. 실제로 원당을 활용해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는 브라질·인도 등에서는 휘발유에 섞는 바이오에탄올의 비율이 꾸준히 늘어왔다. 한 원당 가공 업체 관계자는 닛케이에 “원유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시장에서 실제로 혼합하는 바이오에탄올의 비율은 더 높다”고 전했다.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공업용 소재들의 가격 역시 급등하고 있다. 타이어, 고무 패킹 등에 쓰이는 천연고무의 경우 세계 거래 기준인 일본 오사카거래소에서 선물 가격이 전날 ㎏당 236엔으로 6월 말보다 15% 가까이 상승했다. 합성고무 원료인 부타디엔 선물 가격 또한 중국 상하이거래소에서 7월 말부터 10% 넘게 올랐다. 고유가가 천연가스·전력 등 에너지 비용 상승을 부추기면서 제련 과정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자재들의 가격도 뛰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의 알루미늄 선물 가격은 이달 들어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 정책을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할 것이라는 소식은 시장의 고유가 우려를 키우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조치가 ‘거의(most likely)’ 연장될 것”이라며 “(감산 조치가) 석유 시장의 예측 가능성 및 궁극적인 인류 복지를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 국가는 올해 말까지 하루 13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중동 분쟁으로 운송비 및 보험료가 올라 석유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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