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美 금리 인상 종료 가까워져…환율 걱정 덜게 될 것”

마라케시서 IIF 대담 참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제공=한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현지시간) “선진국 통화정책과의 동기화 현상이 지난해보다 줄어들면서 환율에 대한 우려를 덜었다”고 밝혔다. 국내 경기는 국제유가나 중동 사태가 변수지만 반도체 사이클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이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합동 연차총회가 열리는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국제금융협회(IIF) 대담에 참석해 “미국의 금리 인상이 끝에 가까워졌다”며 “미국 통화정책이 예상대로면 환율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제유가가 물가와 통화정책엔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에서 세계 중립금리가 우리나라 중립금리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한국은 인구 고령화로 심각한 인구구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하락하고 중립금리는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중(對中) 수출이 부진한 배경에 대해서는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거론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 중국의 빠른 성장으로부터 혜택을 누렸으나 중국 기업에 곧 따라잡힐 가능성을 과소평가했다”며 “대중 수출이 둔화된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의 경쟁력 강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고 세계 소비의 중심으로 남을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총재는 국내 경기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은은 지난 8월 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1.4%, 2.2%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마침내 반도체 사이클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국제유가 상승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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