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 하나하나가 명품이었다. 환상적인 칩인 이글이 터졌을 때는 수많은 갤러리의 환호성이 터졌다. 월드 클래스다운 실력과 팬 서비스를 선보인 임성재(25·CJ)가 올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두 번째 우승에 한 발짝 다가섰다.
임성재는 13일 인천 잭 니클라우스GC코리아(파72)에서 계속된 KPGA 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2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중간 합계 11언더파 133타를 적어낸 임성재는 배용준에 1타 앞선 단독 선두를 달렸다.
이로써 임성재는 올해 5월 우리금융 챔피언십 이후 5개월 만에 나선 KPGA 투어 대회에서 시즌 두 번째 우승이자 통산 3승째에 도전할 발판을 만들었다. 이번 대회에 걸린 우승 상금인 3억 원을 더하면 올 시즌 단 2개 대회에 출전해 6억 원을 벌게 된다. 상금왕도 충분히 가능한 금액이다. 단 임성재는 시즌 첫승 이후 KPGA 투어 시드 자격을 얻었지만 멤버에 가입하지 않아 투어 규정에 따라 상금 랭킹에서는 제외된다.
1타 차 공동 선두로 10번 홀부터 출발한 임성재는 이날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승에 빛나는 명품 샷을 뽐냈다. 12번 홀(파4)에서 약 9.5m 먼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더니 15번 홀(파5)에서는 환상적인 칩인 이글로 수많은 갤러리의 환호를 끌어냈다. 그린 주변 페어웨이에서 20m 남기고 친 세 번째 샷이 원바운드 후 홀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임성재는 “60도 웨지로 클럽 페이스를 많이 열고 스핀을 걸었는데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16번 홀(파4)에서 1m 안쪽 거리의 파 퍼트를 놓쳐 첫 보기를 범하기도 했지만 18번 홀(파5) 버디로 타수를 만회한 임성재는 후반 버디 2개를 추가해 우승 경쟁을 이어갔다.
4년 전 이 대회에서 마지막 날 7타 차의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둔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5개월 전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도 5타 차 역전 우승을 차지했던 임성재는 “두 대회와 달리 출발이 좋다”며 “이번 대회의 가장 큰 관건인 거리 계산과 클럽 선택만 잘한다면 많은 버디 찬스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수백 명의 갤러리를 몰고 다닌 임성재는 라운드가 뒤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는 팬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는 “국내 대회에 나와서 팬들 만나서 소통하고 팬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행복하다”며 “PGA 투어에서는 자주 느끼지 못하는 감정이라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제 실력을 마음껏 보여드리고 우승하는 게 팬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3라운드만 잘 풀린다면 마지막 날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꼭 우승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6타를 줄인 배용준이 단독 2위(10언더파)에 오른 가운데 디펜딩 챔피언 김영수는 박경남·박상현·최진호·허인회 등과 9언더파로 뒤를 이었다. 전날 임성재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던 황중곤은 이날 15번 홀까지 버디 6개를 몰아쳐 한때 단독 선두에 올랐으나 16번 홀 보기에 이어 18번 홀에서는 티샷이 페널티 지역에 빠지는 바람에 트리플 보기를 기록해 8언더파 공동 8위로 미끄러졌다.
지난주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시즌 첫승을 올린 뒤 대상(MVP) 포인트 1위에 등극한 함정우는 합계 5오버파로 컷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