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책임론 진화' 쇄신안 내용·수위 고심

■'보선 참패' 내홍 조짐
비윤계 "용단 필요" 거취 압박속
김기현, 최고위원들과 개별면담
15일 의총 열고 당 진로방향 논의
특별귀화 1호, 인요한 영입 가닥
새 얼굴로 '수도권 위기론' 돌파

與 책임론 진화 쇄신안 내용·수위 고심
김기현(왼쪽 두 번째)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윤재옥 원내대표 등 최고위원회 구성원들과의 개별 면담을 하기 위해 당 대표실을 들어가고 있다. 성형주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국민의힘의 내홍이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김기현 대표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당 갈등을 수습하고 쇄신에 속도를 내려 했지만 쇄신 수위를 두고 지도부 내 이견이 노출되자 의견 재수렴에 나서며 속도 조절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위기론’을 돌파할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자 인요한 연세대 교수 등 새 피 수혈로 상황을 타개하려는 움직임도 관찰돼 주목된다.


김 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당 대표실에서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등 최고위원회 구성원들과 개별 면담을 갖고 쇄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최고위는 당초 이날 혁신기구·조기총선기획단·인재영입위원회 등의 조직을 출범시킬 예정이었지만 “고강도 쇄신 의지를 보여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추가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김 대표를 만나 고강도 쇄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면피성 대책이 아닌 누가 봐도 ‘지도부가 어려운 결단을 하고 먼저 함께 책임지는구나’ 느낄 수 있는 쇄신 의지를 드러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개별 면담을 마친 뒤 “당이 어떻게 체질을 개선해서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정당을 만들 것인지가 핵심 과제”라며 쇄신안 발표 시점에 대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 내부에서는 지도부의 용퇴를 압박하는 요구도 공개적으로 나왔다. 비윤계인 홍문표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기현 지도부를 향해 “이 선거에 개입하고 (참패로) 만들었던 분들이 용단을 내려줘야 한다”며 “당협위원장 7~8명에게 전화를 받았는데 ‘이번 개혁이 자기들의 책임을 최소화해서 슬쩍 넘어가면 연판장을 받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15일 국민의힘은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은 15일 의원총회을 열고 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혁신 방향을 논의한다.



與 책임론 진화 쇄신안 내용·수위 고심
올해 8월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친윤계 공부모임 ‘국민공감’ 행사에서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가 김기현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와중에 당 내부 자원으로 수도권 위기론을 잠재울 타개책이 보이지 않자 새 인물 수혈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당 지도부는 다음 주 총선을 겨냥한 인재 영입 명단을 서둘러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특별 귀화 1호’ 인요한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를 영입하기 위해 막바지 조율 중이다. 인 교수는 그간 정치권에 거리를 둬왔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인 교수를 물밑 접촉하며 설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 교수는 향후 연세대와 신촌세브란스병원이 있는 서울 서대문갑 당협위원장직을 맡아 총선을 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서대문갑은 야당의 거물급 중진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다. 우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세브란스병원 간호사 출신인 이수진 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세브란스병원 출신의 ‘친정 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 인 교수는 이달 7일 신촌 지역 행사 개회식에도 참석하는 등 대민 접촉을 늘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 교수 영입을 추진해온 여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인 교수가 ‘대한민국이 좌경화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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