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종식이 공식화된 이후 북한 내에서 공개 처형이 증가하고 있다는 일본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도쿄신문은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 증언을 인용해 북한에서 공개 처형되는 인원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 매년 10여 명 정도였으나, 지난 1년간은 1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가 대유행 때에는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공개 처형을 크게 줄였으나 종식 이후 인적 교류가 늘어나자 공개 처형을 확대했다는 것이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 중국 국경과 접한 양강도 혜산 비행장에서는 남성 1명이 마을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처형됐다. 이 남성은 전시 물자인 의약품을 몰래 유출한 혐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8월에는 같은 비행장에서 남성 7명과 여성 2명이 총살됐다. 당시 비행장 주변에는 2만명에 이르는 주민이 집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북한 당국이 보유한 소 2000마리를 부정한 방법으로 구입한 뒤 식육 처리해 팔아넘긴 혐의를 받았다.
특히 최근엔 10대 청소년이 공개 처형되는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10대 청소년은 한국 드라마나 음악 등 한국 콘텐츠를 시청했다는 이유에서 처형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20년 12월 한국 드라마, 음악 등 ‘한류’의 시청·유포를 금지하는 ‘반동사상문화비난법’을 제정한 바 있다.
북한에서는 공권력에 의한 살인이나 공개처형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임신부와 청소년도 예외는 아니었으며 당사자 동의 없는 생체실험까지 자행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통일부가 2017∼2022년 탈북한 탈북민 508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작성해 공개한 ‘2023 북한인권보고서’에는 이처럼 심각한 북한의 인권유린 상황과 열악한 북한 주민의 인권 실태가 고스란히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국경지역에서 사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즉결 처형하는 사례들이 지속해 수집됐다.
도쿄신문은 “북한은 공개 처형 확대로 주민 공포심을 부추겨 통제를 강화한다”며 “강제로 처형 장면을 본 북한 주민 중에는 실신하거나 불면증, 실어증에 시달리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