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7특임단·UDT 신형 ‘기관단총’은?…‘STC-16 vs DSAR-15PC’ 1정당 100만원대[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K-1A’ 1981년부터 43년째 운용 중
K계열 독점 SNT모티브의 ‘STC-16’
OEM 수출 다산기공 ‘DSAR-15PC’
‘HK-416’ 빈라덴 사살때 사용 ‘유명’

K1A 기관단총으로 훈련하고 있는 육군특수전사령부 대원. 사진 제공=국방부

우리 군의 특수부대 대원들에 주력화기인 국산 ‘K-1A’ 기관단총이 40여 년 만에 바뀐다. 우리 군의 특수부대는 육군특수전사령부를 시작으로 미국의 ‘M-3’ 기관단총을 사용하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K-1A를 1981년 도입해 올해까지 43년째 운용 중이다.


기관단총(Submachine Gun)은 권총탄을 완전 자동 사격이 가능하게 만든 총기를 지칭한다. 권총탄이 아닌, 5.56㎜ 소총탄을 사용하는 K1A는 ‘기관단총’보다 소총 길이를 줄인 ‘카빈(Carbin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만 한국은 6·25전쟁 때부터 ‘M3’ 그리스건(Grease Gun) 기관단총을 사용하다 이를 K1A로 대체하면서 기관단총이라고 부르고 있다. 1976년 특전사가 M3를 대체할 무기 개발을 국방과학연구소에 의뢰해 화력과 사거리 강화를 위한 소총탄 사용은 물론 임무 특성을 고려해 일반 소총보다 가볍고 높은 휴대성을 강점으로 요구했다. 이렇게 개발된 ‘K1’은 한 차례 개량을 거쳐 1982년부터 K1A라는 명칭으로 특전사는 물론 전군에 보급됐다.


도입한 지 40여년이 넘어서면서 K-1A는 총기 노후화에 따라 정확도·내구도가 떨어지고, 조준경·라이트 등을 부착할 수 없어 군의 작전요구성능(ROC)에 맞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군 당국은 특전사 요원들에게 우수한 개인화기를 지급하고자 2016년 11월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1형’과 ‘2형’ 등 2개 사업을 동시해 추진해왔다. 이 사업 가운데 도입 수량은 1형이 훨씬 많다. 군 당국은 1형을 통해 1만6000여 정의 새로운 기관단총을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중기 전환 소요로 결정한 뒤 업체간 경쟁을 벌이게 했다.



‘DSAR-15PC’ 기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 사업에서는 기존 K1A·K2를 납품한 SNT모티브와 고성능 총기를 해외 업체와 협업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한 다산기공이 격돌했다. SNT모티브는 ‘STC-16’을, 다산기공은 ‘DSAR-15PC’를 각각 제안했다. 최종적으로 2020년 6월 ‘1형’ 사업 우선협상 대상 업체로 다산기공을 선정했다.


SNT 모티브는 1970년대부터 육군 조병창과 대우정밀을 거치면서 K-1·2·3·4·5·6·7·11·12 등 K계열 기관단총과 소총, 기관총, 권총 등을 사실상 독점 생산해온 업체다. 다산기공은 2016년 방산업체로 신규 지정된 후발주자지만 해외 유명 총기 메이커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각종 소총을 수출해온 업체다. 그런 점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었다.


당시 선정된 총기는 다산기공의 신형 기관단총인 DSAR-15PC는 3년간의 추가개발 기간과 1년여간의 사업 타당성 평가를 거쳐 이르면 2024년 후반기부터 실전배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SNT모티브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특수전용 기관단총 ‘STC-16’. 사진=나무위키 캡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한 달도 안돼 군사기밀 유출 논란이 터졌다. 다산기공은 총기 개발과 관련한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당시 군사안보지원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의 압수수색을 받았고, 기밀 유출이 사실로 확인돼 이 사업 역시 2021년 6월에 중단됐다.


당시 수사결과에 따르면 전직 다산기공 임원이 2015~2020년 기간 합동참모회의 등에서 다뤄지거나 결정된 기관총·저격총 관련 작전요구성능(ROC·Required Operational Capability) 등 군사기밀을 다산기공 측에 넘기고 금품을 챙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육군 예비역 출신 임원 A씨는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A씨가 다산기공에 취업하기 전에 다산기공 관계자를 직접 부르거나 다산기공 사무실을 직접 찾아가 군사기밀을 제공한 것으로 봤다. 특히 여러차례 군사기밀누설과 제공의 댓가로 3년 5개월 동안 23회에 걸쳐 550만원 상당의 금품 및 향응을 수수하고 취업까지 의뢰한 것으로 판단했다.


일각에서는 다산기공에 대한 방산기업 지정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방위사업청은 다산기공에 사업 입찰에 12개월 동안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부정당업자 제재 결정만 가했다.



2년4개월 만에 ‘국내구매’ 방식으로 재개


2년 여가 훌쩍 지나 2023년 군 당국이 최근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1형’ 사업 재개에 나섰다. 특수부대의 K-1A 기관단총 노후화가 심각해 그 대체 작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구형 K-1A 기관단총을 새로운 총기로 바꾸기 위한 사업이 당초 ‘체계개발’에서 ‘국내구매’로 방식이 전환돼 다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이 중단돼 있는 동안 국내 방산업체들의 관련 기술이 발전한 점 등이 그 배경이 됐다는 후문이다. 군사기밀 유출로 사업이 중단된 지 약 2년4개월 만이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방사청 기동사업부 특수전사업팀장 주관의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1형’ 사업 예비설명회가 지난 10월 13일 정부과천종합청사 내 방사청 입찰실에서 열렸다. 이번 설명회는 방산 업체들을 대상으로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총기·조준경 등에 관한 사업 일정과 예산 규모 등을 포함한 사업추진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력화 시점은 2~3년 뒤로, 사업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구체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산기공이 AR-15 계열 돌격소총 DSAR-15를 가스 피스톤 방식으로 개수한 ‘DSAR-15PC’. 사진=나무위키 캡처

이번 ‘1형’ 사업 경쟁에도 SNT모티브가 ‘STC-16’을, 다산기공은 ‘DSAR-15PC’를 각각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소구경 화기 제조업체 SNT모티브가 다소 앞서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다산기공이 다시 참여하고자 할 경우 앞선 기밀유출 사건을 이유로 '페널티'를 적용받게 된다.


다른 업체가 제작한 모델이지만 두 총기는 사실상 배다른 형제다.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수많은 메이커가 제작한 AR-15 계열 가스피스톤 방식 설계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K1A가 채용한 가스직동식은 발사 가스가 가스관을 타고 노리쇠에 직접 전달되는 형태다. 약실·가스관에 물이나 오염물질이 들어갈 경우 내부 폭발 우려가 있고 부품 수명도 상대적으로 짧다.


하지만 가스피스톤 방식은 발사 가스가 피스톤을 밀고 이 피스톤이 노리쇠를 움직인다. 세계 최정상급 특수부대인 미 해군 네이비씰 ‘데브그루’(DEVGRU)가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할 때 쓴 ‘HK416’이 해당 방식을 채택했다. ‘SIG516’과 ‘CAR816’ 등도 동일한 구조로 이뤄졌다.



‘AR-15’ 계열 가스피스톤 방식 주로 활용


DSAR-15PC는 이 HK-416를 다시 한국형으로 개량해 발전시킨 모델이다. 군 관계자는 “다산기공은 중동업체와 협력해 H&K-416 계열의 소총을 OEM 수출하며 기술력을 향상 시켜왔다”고 말했다. DSAR-15PC는 구경 5.56㎜로 무게는 3㎏ 안팎, 길이는 750~810㎜다. 최대 발사속도는 분당 700~900발이며, 유효 사거리는 400m 이상이다. 작동방식은 가스 피스톤식으로, 단발 또는 연발 사격을 할 수 있다. 1정당 가격은 100만원대로 HK-416의 3분의 1 이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차기 기관단총은 특전사를 포함해 해·공군 및 해병대 특수부대, 일부 육군 특공여단 등에도 단계적으로 보급될 것”이라고 전했다.



K1A 기관단총으로 훈련하고 있는 육군특수전사령부 대원. 사진 제공=국방부

방위사업청은 ‘1형’ 구매사업에 앞서 1700정의 신형 기관단총을 도입하는 차기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2형’ 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 2026년 이후 신형 기관단총을 본격 도입하기 앞서 특전사 최정예 707특임단과 각 특전여단 예하 특임대 병력 등에게 먼저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2형 사업(구매사업)에선 SNT모티브의 5.56㎜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STC-16이 올 4월 전투적합 판정을 받아 5월에 방사청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따라서 STC-16은 12월 중 제식명 ‘K-13’으로 특전사 일부부대에 보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STC-16은 HK416 소총과 유사한 형상 및 작동방식의 무기다. 구경은 5.56㎜로 무게(조준경 포함)는 3.3㎏ 안팎, 길이는 870㎜ 이하다. 분당 최대 발사속도는 700~900발, 유효 사거리는 400m 가량이다. 가스 피스톤 방식으로 1정당 가격은 DSAR-15PC와 비슷한 100만원 수준이다. 단발 및 연발 사격을 할 수 있다.



특전사용 신형 기관단총 1700정 우선 도입


한편 군 당국은 당초 최신형 기관단총 1700정을 해외에서 긴급도입하는 차기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2형’ 구매사업을 추진하면서 HK-416을 유력한 후보로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내 업체에서도 HK-416과 비슷한 성능의 총기를 훨씬 싼 가격에 만들 수 있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사업 방향이 국내 도입으로 전환돼 HK-416은 대상에서 빠졌다. HK-416의 1정당 가격은 350~400만원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HK-416은 지난 2011년 미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 ‘데브그루’가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데 사용하면서 유명해졌다. 세계 각국 특수부대는 물론 일반 부대의 제식 소총으로도 사용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해군 특수전 전단(UDT/SEAL)을 비롯해 경찰특공대와 대통령 경호처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 총 600정 가량이 도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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