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산하의 코빗 리서치센터가 미국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기업 코인베이스 커스터디, 피델리티 디지털에셋, 파이어블록스를 탐방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방문한 커스터디 관련 기업 3곳은 회사별로 뚜렷한 특징이 있다. 코인베이스 커스터디는 총수탁 자산 규모 1000억 달러와 400개의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를 지원한다. 최근 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신청한 자산운용사 대다수가 이 회사를 커스터디 업체로 선정해 향후 ETF가 승인되면 수탁 자산 규모가 늘어날 예정이다. 피델리티 디지털에셋은 창업 100년이라는 피델리티의 경험을 활용해 기관투자가와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다.
파이어블록스는 지난 2018년 창업한 뒤 빠르게 성장해 뉴욕과 런던, 싱가포르 등 8개 도시에 지사를 뒀다. 1800여 개 법인에 커스터디 솔루션을 제공했으며 그중 25%는 아시아 법인이다. 파이어블록스는 법인이 수탁과 토큰증권(ST), 스테이블코인 등에 진출할 때 사업별 특성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미국과 한국의 커스터디 산업은 ‘규제 체계’와 ‘영업 환경’에서 차이가 있다. 미국은 규제 체계를 자산이 아닌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기준으로 설계해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을 전통 금융 커스터디의 규제 범위에 포함했다. 반면 국내는 가상자산을 전통 금융과 분리해 규제한다. 또 미국 법인은 가상자산 투자에 제한이 없다. 법인이 자유롭게 가상자산을 소유하며 자연스레 커스터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공시 의무가 있는 상장사가 수탁한 가상자산을 대차대조표상 부채·보유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SAB 121’에 주목했다. 규정에 따르면 신생 가상자산 기업은 상장사·은행이 아니라서 적용이 제외돼 가상자산 커스터디에 적극 나설 수 있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해당 규정은 잘못된 행정조치로 평가받고 있어 시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 가상자산 커스터디 시장은 한동안 신생 기업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