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트리스 쌓듯 '착착'…물류 고도화하는 e커머스

상자 하나에 여러 상품 담아내는 ‘합포장’
배송비 절감·물류 현장 부담 낮추는 장점
G마켓, 매년 합포장 적용 AI기술 고도화
SSG닷컴은 신선식품 다회용 가방 운영
일회용 포장 최소화하고 물류 효율 높여

G마켓 스마일배송이 이뤄지는 경기 동탄메가센터에서 상품이 포장되고 있다. 사진 제공=G마켓


당일·익일배송 급증 속에 물류 노동 강도와 폐기물 처리 등이 논란이 되자 e커머스업계가 기술 고도화를 통해 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배송 물품의 부피와 중량, 갯수 등을 치밀하게 계산해 하나의 상자에 담고, 포장재도 재활용 재료를 사용하는 등 이른바 ‘착한배송’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통해 관련업체들은 사회적 논란 해소는 물론 물류비 절감, 친환경 경영 등의 효과도 누리고 있다.





16일 e커머스업계에 따르면 G마켓은 인공지능(AI)을 접목해 매년 스마일배송 합포장에 적용되는 ‘카토니제이션(Cartonization)’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 기술은 주문 상품들의 형태와 중량을 고려해 최적의 방식으로 물건을 쌓아내는 일종의 ‘3차원 테트리스’를 구현해낸다. 과정이 효율적일수록 물류의 처리 속도가 높아지고 포장 수는 줄어든다.


이 때문에 카토니제이션의 고도화는 운송 비용 관리와도 직결된다. 요구되는 기술 수준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재고의 입·출고와 관리, 이동 동선을 효율화하고 수많은 상품을 실시간으로 처리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스마일배송 서비스가 이뤄지는 G마켓 동탄메가센터의 상품 품목 수(SKU)는 현재 10만 개 수준에 달한다. G마켓 관계자는 “물류의 처리속도를 높이고 알고리즘에 의한 오류 발생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기술을 업데이트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로 다른 판매자의 상품까지 하나의 상자에 담아 발송하면 개별 박스·비닐포장에 비해 폐기물 배출량도 크게 줄어든다. G마켓에 따르면 스마일배송 이용시 하나의 상자에 2개 이상 상품을 담아 배송받는 ‘합포율’은 현재 92% 수준으로 집계됐다. 가전이나 두루마리 휴지 등 합포장이 불가능한 상품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상품이 함께 운반되는 셈이다. 새벽배송 업체인 컬리와 오아시스 등도 유사한 방식을 적용하면서 출범 초반에 비해 물류 박스 사용량을 크게 줄였다.


신선식품을 주로 취급하는 SSG닷컴은 다회용 보냉가방 ‘알비백(I’ll be bag)’을 운영하고 있다. 알비백은 천 소재의 재사용 가방이다. 그간 상품 포장과 운송 과정에서 발생했던 스티로폼 박스와 같은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작됐다. SSG닷컴 새벽배송 상품을 처음 주문하는 고객에게는 무상으로 제공된다. 재주문 시 문 앞에 놓아두면 배송 기사가 이 가방 안에 개별 상품을 넣어두는 형태다. 최대 9시간까지 적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 기능성도 높다.


SSG닷컴에 따르면 현재 알비백의 재사용률은 99%에 달한다. SSG닷컴 관계자는 “실제 이용 고객 100명 중 90명이 첫 주문시 수령한 알비백을 문 밖에 비치하고 있다”면서 “내놓지 않은 고객 10명 중 9명은 기존 가방 대신 제공받은 '회수용 알비백'을 되돌려주고 있다”고 전했다.


SSG닷컴은 올 들어 당일 시간대 지정 배송 서비스에 마트 매장에서 사용 후 폐기되는 박스를 재활용한 포장재를 도입했다. 현재 ‘쓱배송’에 사용되는 종이 가방 원료의 약 30%가 이마트 점포의 폐기 박스로부터 추출됐다. 단일 규격으로 운영돼온 기존의 종이 봉투는 3가지 크기로 나눴다. 주문 상품 개수나 부피에 맞춰 과대 포장을 방지하고 물류 효율도 높인다는 취지였다. SSG닷컴 관계자는 “강도나 안전성 측면에서 재생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기존 종이 봉투와 차이가 없도록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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