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 공동체에서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담당하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검색 사내독립기업(CIC) 대표가 선임된 지 석달 만에 교체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색엔진 개발 경력이 20년이 넘는 신임 대표 선임을 통해 검색 사업 강화와 각 사업 부문 간 시너지 극대화를 꾀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1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검색 CIC의 신임 대표에 이경남 검색추천모델링팀 리더가 선임됐다. 박영광 전 대표는 5월 검색 CIC가 출범한 지 3개월 만에 대표직에서 내려왔다. 검색 CIC는 기업 IT 서비스에 필요한 검색 기술을 개발하고 B2B 서비스로 제공하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 선임은 검색 CIC의 기술 고도화와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네이버(당시 NHN)와 다음커뮤니케이션, 카카오에서 20여 년 간 검색엔진 개발에 참여했다. 특히 인터넷 검색 업체 ‘첫눈’ 멤버라는 점도 주목을 받는다. 장병규 크래프톤(259960) 의장이 2005년 자본금 10억 원으로 설립한 첫눈은 이듬해 네이버에 350억 원에 인수됐다. 장 의장을 비롯해 라인을 만든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제품책임자(CPO)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보이저엑스 남세동 대표 등이 첫눈 출신이다.
검색CIC 대표 교체를 결정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2019년 분사 이후 영업손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1405억 원 수준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올해 5월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재편하고, 클라우드 부문장이던 이경진 부사장을 신임 대표에 선임했다. 클라우드와 검색 사업은 CIC로 전환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모든 경영진을 보직 해임하고, 이 중 개편된 회사에 필요한 일부 임원만을 재선임하는 등 강도 높은 경영 쇄신 조치를 단행했다. 최근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실시해 기존 정원(약 1100명)의 약 30%를 줄이는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한편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CIC도 지난달 클라우드 서비스의 이름과 로고를 변경하고 공격적인 요금 정책을 펼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비스 안정성을 높여주는 ‘멀티 가용영역(AZ)’과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 올려주는 ‘스마트닉’과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