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북핵수석대표들이 최근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대응책을 논의했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성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1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만나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했다. 전날 한미 북핵 수석대표에 이어 이날 한일 북핵 수석대표 양자 협의도 이뤄졌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몇 주 동안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군수품을 제공했다"며 "이러한 무기 반입은 위험하고 불안정하며 러시아의 잔인한 전쟁을 장기화해 인명 피해를 크게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이러한 무기와 군수품의 대가로 북한에 무엇을 제공하고 있는지 깊이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은 최근 중국이 탈북자를 포함한 다수의 북한 주민을 북한으로 송환했다는 믿을 만한 보도에 대해서도 우려한다"며 "우리는 중국이 송환 금지 의무를 준수하고 탈북자들에게 적절한 보호를 제공하며 안전한 제3국으로의 이송을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모두발언을 통해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은 유엔 안보리 결의의 노골적인 위반이라며 "우리는 이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주민 생계를 희생시키고 인권을 유린하면서 핵에 대한 집착을 계속하고 있다"며 "지난 30년 동안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통해 정권을 강화하려고 노력했지만, 그 결과 우리는 불안정하고 가난하며 고립된 암울한 미래를 마주한 북한 정권을 목격하고 있다"고 했다.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도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와 반대 방향으로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북한이 국제사회가 정한 의무를 준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회의에 앞서 김 본부장은 나마즈 국장 취임 이후 첫 한일 북핵수석대표 대면 협의도 가졌다. 양측은 최근 북러 간 군사협력 강화 등 한반도 정세를 공유하고 양국 간 관련 정보 공유와 긴밀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제사회의 철저한 안보리 대북 제재 이행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하고, 내년 양국이 동시에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는 계기를 활용해 북한 인권 실상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