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보고 뮤지컬 넘버 따라 부르고"… 대학로는 축제중

2023 웰컴대학로, 오는 28일까지 진행
프린지 행사 중 '싱어롱'에 시민 대규모 참여
공연 바우처로 할인 받고 공연 관람도 가능
외국인 관광객, K팝 댄스·성균관 유생 체험도 인기

이달 1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시민들이 뮤지컬의 넘버를 따라 부르고 있다. 사진 제공=웰컴대학로



이달 15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2023 웰컴대학로’ 개막식에서 장미란(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축하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1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의 대표 넘버(곡)인 ‘양반놀음’이 흘러나왔다. 공원에 앉은 관객들이 “오에오”라고 선창하자 뮤지컬 배우 김서형이 “너도나도 모두 다 즐기세”라고 화답했다. 이날 뮤지컬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는 싱어롱에 참여한 시민들만 400여 명. 아침 7시부터 마로니에공원을 찾은 관객도 있었다. 뮤지컬 노래가 한창이던 공원 옆 아르코미술관 일대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6명이 뉴진스의 ‘슈퍼샤이’ 춤을 배우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가이드 투어의 일환인 K팝 배우기 프로그램이다. 이날 외국인 관광객들은 겉옷을 벗으며 가이드의 안내에 맞춰 춤을 따라 췄다.


올해 7회 차를 맞은 ‘2023 웰컴대학로’가 28일까지 대학로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뮤지컬, 연극, 비언어적 공연 예술(넌버벌) 등 한국의 우수한 공연을 국내외 관람객이 함께 즐기기 위해 마련된 한국의 대표 공연 관광 축제다. 전 세계의 공연을 좋아하는 관광객들을 스코틀랜드로 유치하는 ‘에든버러 페스티벌’을 벤치마킹했다.


웰컴대학로는 올해 엔데믹이 본격화된 데 따라 치러지면서 예년보다 더 다양한 행사들로 관객맞이에 나섰다. 대표적인 것이 마로니에공원 광장, 소나무길,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거리 공연인 ‘프린지’다. 30여 개 작품이 총 62회 공연된다. 특히 시민들이 뮤지컬의 넘버를 따라 부르는 ‘웰컴싱어롱’은 올해 처음 도입됐다. 뮤지컬을 모르는 시민들도 즐길 수 있도록 국악·랩·록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됐다. 싱어롱은 개막식에 이어 오는 금요일 한 차례 더 진행된다. 웰컴대학로 측은 “대학로 공연장들이 주로 소극장이 많아 넌버벌 공연은 평소 대학로에서 보기 어렵다”며 “축제 기간 넌버벌 공연인 ‘판타스틱’ ‘팡쇼’ 등을 야외무대에서 자유롭게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달 1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2023 웰컴대학로’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뉴진스의 ‘슈퍼샤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사진=김지영 기자

이달 1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2023 웰컴대학로’ 개막식에서 공중 퍼포먼스 ‘단디’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지영 기자

프린지 외에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는 올해 34개가 선정됐다. 지난해(10개)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뮤지컬 15개, 넌버벌 2개, 연극 15개, 기타 가족극·다원예술 2개 등이다. 1만 원을 할인해주는 공연 바우처까지 제공돼 평소 공연에 관심이 있던 관객이라면 할인된 가격으로 공연을 볼 수 있다. 공연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김종욱 찾기’ ‘당신만이’ ‘뷰티풀라이프’는 현장에서 외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 ‘난설’ ‘올드위키드송’ ‘매직 드로잉쇼 두들팝’ 등은 네이버tv·유튜브·마펑워를 통해 외국어로 공연이 송출된다.


축제를 주최한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신규 프로그램으로 시어터마켓도 진행했다. 공연 제작사, 유통사, 해외 현지 여행사, 문예회관 등 100여 명의 관계자들이 모이는 네트워크의 장이다. 관계자들이 공연 관광 상품화 및 해외 판로 개척 등을 논의하고 바로 관련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공연 관련 축제와 차별화를 가진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이 외에도 외국인 관광객을 대학로로 유치하기 위해 대학로 투어 상품도 마이리얼트립에서 판매 중이다. 낙산공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야경을 구경할 수 있는 코스부터 성균관에서 유생복을 입고 육예 체험을 하는 상품이다.


이날 열린 개막식에서 혜화역 1번 출구부터 2번 출구까지 도로를 무대 삼아 사물놀이부터 태권도, 타악기 공연, 치어리딩, 공중 퍼포먼스 등 다양한 공연이 4시간 내내 쏟아졌다. 거리에는 축제를 구경 나온 시민들로 가득 찼다. 개막식에 참석한 장미란 문체부 2차관은 ““K-공연이 매력적인 관광콘텐츠로 거듭날 수 있도록 민간과 협력해 공연관광 대표 축제인 웰컴대학로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전 세계 어디에도 150개 공연장이 한군데 집결된 곳이 없는 만큼 이곳을 한국을 대표하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공연 관광 성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축제와 관련된 자세한 정보는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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