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 반발을 극복하고 의대 정원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가운데 한 변호사의 글에 관심이 쏠렸다.
익명의 변호사 A씨는 17일 “의사들도 정원 확대 맛 좀 보라”는 내용의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변호사 A 씨는 이날 블라인드 게시판에 "(변호사) 배출 정원 1000명에서 1700명으로 증원한 지 12년 됐다"면서 "이제 금전적으로는 상위권 대기업 사무직이랑 별 차이 안날만큼 먹고 살기 팍팍해졌다"고 글을 시작했다.
A 씨는 "법률서비스 접근성은 어마어마하게 좋아져서 이제 간단한 법률상담이라 소송위임은 염가에 가능하고 중견이나 중소기업도 사내 변호사를 뽑는 시대가 됐다"면서 "근데 사법고시 시절이랑 비교했을 때 법률 서비스 퀄리티 차이가 크게 나나 하면 그건 전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시 패스한 중년 변호사 중에서도 기본적 법리도 이해 못 하고 서면 개판으로 쓰는 사람 수두룩하고 변호사 시험 출신 중에서도 똑똑한 애들은 진짜 똑똑하다"라며 "전문직 증원이라는 건 아예 그 직업의 하방을 삭제해 버리는 파멸적 수준이 아닌 이상 무조건 서비스 수요자들에게 이득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 "(의사직) 중범죄자 면허 박탈은 도대체 왜 안 되는 것인가"라며 "우리 변호사는 음주단속에만 걸려도 변협에서 면허 정지된다"고 하소연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는 3년 전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추진되다 의사단체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다. 일각에서는 1000명이 아니라 3000명 이상 늘릴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