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지표가 또 한번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이며 미국 국채 금리가 다시 치솟고 있다. 좀처럼 경기가 꺾이지 않으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더욱 커졌고, 국채 금리 또한 상승세가 이어져 이달 초 기록한 고점을 다시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85%로 전날보다 0.12%포인트 급등했다. 상승세가 이어지면 2007년 이후 최고 기록을 다시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같은 시점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09% 오른 5.20%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는 글로벌 금융 자산의 기준점으로 불리고,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금리 전망에 따라 움직인다. 시장이 금리 상승에 베팅하고 있는 셈이다.
미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미 국채 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고 채권시장 변동성도 확대될 것”이라며 “국채 금리가 이미 많이 올랐지만 조정 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투자자들이 만기가 긴 채권에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채 금리 상승 원인은 견고한 미국의 소비 지표에 있다. 같은날 미국 상무부는 9월 소매판매가 7049억 달러로 8월보다 0.7%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하던 0.2~0.3%보다 두배 이상 높은 수치다. 당초 0.6% 증가했다고 발표된 8월 소매 판매도 0.8%로 상향조정된 데 이어 9월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을 보인 것이다. 이에 시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추가적인 긴축 정책, 즉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왕성한 소비, 뜨거운 고용, 꺽이지 않는 소비자물가지수에 12월과 내년 1월 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