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육은 암기를 강조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단순 암기로는 정보가 지식이 될 수 없고 실제 삶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양한 시나리오로 역할극을 하거나 토론하는 등 능동적 학습이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세계 최고의 혁신 대학으로 불리는 미국 미네르바대의 창립 학장인 스티븐 코슬린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16일 서울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얻은 지식을 실제 생활로 잘 ‘전이(transfer)’시킬 수 있을지, 즉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졸업 후 직장이나 다른 상황에서도 잘 적용하고 활용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춰 교육해야 한다”며 이처럼 강조했다.
코슬린 교수는 그 해답을 ‘능동적 학습’에서 찾았다. 그가 이끌고 있는 교육 컨설팅 기업인 ‘액티브러닝사이언스’ 역시 대학과 각종 기관, 기업 등에 최첨단 과학을 기반으로 한 능동적 학습 코스와 프로그램을 설계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그가 꼽는 대표적인 능동적 학습법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역할극이다. 코슬린 교수는 “대학에서 학생들이 고전을 읽고 이야기하는 것도 훌륭한 학습 방법일 수 있지만 그렇게 배운 것들이 실생활에서 잘 사용되지는 않는다”며 “예를 들어 ‘협상’에 대해 배우고 싶다면 역할극을 통해 실제로 협상을 해보는 것이 더 효과적인 학습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코슬린 교수는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과학기술이 능동적 학습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그는 “기술은 지식과 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skill)을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며 “특히 AI는 학생들 개개인에 특화된 맞춤형 활동 등을 제공해 학습에 큰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학이 인재를 선발할 때 시험 점수나 논문 등 이미 증명된 성취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것이 쉽고 안전한 선택일 수 있지만 ‘잠재력’을 보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슬린 교수는 “아직 성취를 보여주지 않은 사람이 재능과 기술·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열린 질문과 동기부여 등을 통해 잠재력을 끌어내 준다면 오히려 이미 증명된 인재보다 더 훌륭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