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월급 빼고 다 오르는’ 물가 상승기를 맞아 지난 수년간 1000원에 묶여있던 공깃밥 가격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공깃밥 2000원 인증’이 확산되고 있다.
18일 경향신문은 서울의 다수 식당들 메뉴에 공깃밥이 2000원으로 명시돼 있다고 보도했다. 업주들은 쌀 가격 폭등에 따른 부득이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20㎏에 4만원 초반대였던 쌀값이 이제는 5만7000원으로 뛴 데다 양배추·치즈 등 각종 식재료 가격도 올랐다고 하소연했다.
매체에 따르면 공깃밥 가격을 올리지 않은 음식점 업주들도 쌀값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손님들 발길이 끊길까봐 조심스러워했다. 이들은 공깃밥 가격의 장기간 동결과 식자재값 상승을 공깃밥 인상의 원인으로 꼽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공깃밥 2000원 인증’은 이제 드문 일이 아니다. 네티즌들은 공깃밥 2천원? 선 넘는 거 아니냐", "이렇게 또 숨쉬는 비용이 늘어났다", "햇반 가격 생각하면 공깃밥 1천원은 완전 혜자였는데" 등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업주들의 푸념처럼 쌀값은 많이 오르긴 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쌀 20kg 소매가격 평균은 전날 기준 6만1505원으로 지난해 4만8952원보다 약 20% 상승했다. 최근 10년간 쌀 가격 추이를 보면 ‘1월~9월 평균 쌀값’은 2021년에 가장 높았지만 10월 쌀값은 올해가 20kg 한 포대에 6만1543원으로 가장 높았다.
신선식품물가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6.4% 올랐는데 2020년 10월 이후 오름폭이 가장 컸다. 농축산물은 3.7% 올라 전월 2.7% 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 중 농산물이 7.2% 뛰어 오름폭을 키웠다.
앞서 2021년부터 국내 최대 자영업자 온라인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공깃밥 1500원 받기 운동에 동참해달라"는 글이 잇달아 게재되기도 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지난 20년 동안 쌀값, 인건비가 꾸준히 올랐는데 공깃밥 가격은 1,000원을 유지했다. 이제라도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작황에 따라 쌀값이 다시 내려갈 가능성이 있는데 공깃밥 가격을 한꺼번에 50~100% 올리는 게 온당하냐고 질타했다.
또 일부는 "공깃밥 1500원 받기 운동에 동참해달라고 하는 건 담합이다", "공깃밥 양도 엄청나게 줄었으면서"처럼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실제로 한국물가협회 통계에 따르면 2017년 5월 쌀값이 급락한 전례가 있다. 2002년 2월 20kg에 49900원이었던 쌀 소매가격이 2017년 5월에 같은 값으로 떨어진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