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준영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변신하며 또 한 번 악역 연기를 선보인다. 악랄함의 끝을 달리는 연기를 해내는 이준영, 하지만 스크린 속 모습과 달리 그는 오랜 시간 악역 연기의 후유증을 겪어야 했다.

19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용감한 시민'(감독 박진표)에 출연했던 이준영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용감한 시민'은 정교사가 되기 위해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소시민(신혜선)과 학교 내 절대권력이자 악인인 한수강(이준영)의 대결이 담긴 작품이다.

이준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또 한 번 악역을 선보인다. 그는 "많은 분들이 항상 악역을 좋아해 주셔서 긴장감이 있다. 내가 이때까지 했던 악역들과는 차별점 있게 준비한다고 했는데 결과물이 좋게 나왔을지 의문이다"라고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이준영은 학교폭력을 일상처럼 휘두르는 한수강 역을 소화하기 위해 굳은 마음을 먹었다. 그는 한수강을 표현하는 데 있어 "나쁜 놈에는 이유가 없다는 것을 부각시키고 싶었다"며 "매 순간이 고비였다.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의 괴롭힘이지 않나. 감독님께서 케어를 많이 해주셨다. 끝나고 진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라며 일화를 밝혔다.

작품 속에는 잔인한 학교폭력 신이 자주 등장한다. 평소 이준영은 연기를 하며 캐릭터에 깊게 빠져드는 배우로 신들을 찍으며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 "감정을 표출해야 하는 역할들은 힘들다"고 말한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악역 연기를 하며 감정적으로 힘든 시간을 견뎌내야 했다.

이준영은 연이은 악역 연기를 하면서 주변 가족들의 걱정 또한 많이 받았다. 그는 "어머니랑 통화했는데 몸살나셨다고 하셨다. 말씀하시며 우시더라. '일이야 엄마, 울지마'라고 했다. 짠했다"며 슬픈 표정으로 덤덤히 말을 이어나갔다.

이준영은 '용감한 시민'에서 진형 역을 맡은 박정우 배우를 떠올렸다. 피해자로 지독한 괴롭힘을 한수강을 연기한 이준영은 "박정우 배우에게 미안했다. 어제 (시사회 끝나고) 말없이 안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촬영 중간에 울기도 했고 끝나고 숙소 들어가서 누워있는데 마음이 안 좋더라"고 지난 촬영을 되돌아봤다.

하지만 이준영은 연기 활동과 동시에 이러한 힘듦에서 빠져나오는 법 또한 자신을 위해 개발했다. 그는 자신의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려견을 키우는데 들어가서 안고 있으면 치유가 된다. 운동도 좋아해서 촬영 없는 날 체육관 가서 샌드백 치면 괜찮아진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100만 누적 관객 수 공약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누적 관객 수가 100만을 돌파한다면 "신혜선 배우를 꼬셔서 같이 춤 한번 춰보겠다. 합의가 되지는 않았다"고 말하며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이준영은 학교폭력을 주제로 다룬 '용감한 시민'을 찾아올 관객들을 향한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누구나 (작품 속 피해자처럼) 이런 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위로가 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준영의 열연이 담긴 '용감한 시민'은 오는 25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