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 절벽으로 서울시가 내년 예산을 13년 만에 깎기로 했다.
19일 서울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올해보다 약 1조 원 감축한 2024년 예산안을 다음 달 초 서울시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위기 때도 확장재정을 했으나 취득세·재산세 등 내년 세수가 5000억 원가량 줄어들게 돼 불가피하게 긴축재정에 돌입하게 됐다. 서울시의 예산안 편성 이래 본예산 기준으로 전체 예산 규모가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1년(-3.0%, 6700억 원) 이후 처음이다. 그 이전에는 1999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예산을 축소한 적이 있다. 다만 서울시는 전방위적으로 허리띠를 바짝 조이면서도 오세훈 시장의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과 안전·일자리 등 사회복지 분야만큼은 지출을 늘릴 방침이다.
서울시 예산은 2011년 20조 6107억 원에서 2018년 31조 7429억 원, 2021년 40조 479억 원으로 10년 만에 두 배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시에서 짠 올해 예산안은 47조 2052억 원이며 올 5월 민생경제 대응차 3조 원대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기도 했다.
내년의 경우 국세수입이 줄면서 이에 연동되는 지방교부세는 올해보다 8조 5172억 원(11.3%) 쪼그라들었다. 여기에 공시지가 하락에 따른 재산세 감소,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취득세 축소 등 지방세 수입의 45%를 차지하는 재산 과세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최병호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년에는 모든 지자체들이 긴축이 불가피하다”며 “방만하게 팽창해온 지방재정의 지출 재구조화를 심각하게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