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질타한 대통령실 "자율전공후 의대行 전혀 검토 안해"

설익은 아이디어 협의없이 내놔
"수험생 혼란만 가중" 비판 고조

이주호(앞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1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의대 정원 확대로 증원된 인원 일부를 자율전공으로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데 대해 대통령실이 강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설익은 아이디어를 협의 없이 내놓았다는 이유에서다. 이 장관이 의대 쏠림 현상 등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해당 방안을 거론한 데 대해 대통령실이 추진 계획조차 없다고 밝힘에 따라 수험생들에게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최근 복수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의대 정원이 확대됐을 때 일부를 자율전공에서 선발할 수 있는 방안을 대학 총장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자율전공에서 2년을 가르치고 의대를 선택하게 하는 옵션을 주면 우수한 아이들이 일단 들어올 것”이라며 “2년 후 전공을 선택하게 기회를 준다면 의대 쏠림 현상도 조금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 대통령실 관계자는 “교육부 장관이 언급한 자율전공 입학 이후 일부 의대 진학은 전혀 검토되지 않았고 그럴 계획조차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불필요한 언급으로 혼란을 야기한 교육부를 질책했다”고 밝혔다. 실제 정원 문제로 자율전공으로 입학한 학생들 중 의대에 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자율전공으로 입학한 후 의대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은 의대에 가기 위해 다시 시험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실제 의대 선호 현상은 학령인구 감소, 의전원 정원 의대 편입에도 불구하고 지속되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종로학원에 의뢰해 받은 지난 10년간 의대 경쟁률(정원 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의대 수시 경쟁률은 2015학년도 33.5대1에서 2024학년도에는 30.5대1로 소폭 떨어졌다. 정시 경쟁률은 2015학년도 7대1에서 2023학년도 6.7대1로 큰 차이가 없었다. 경쟁률만 놓고 보면 소폭 감소했지만 이 기간 학령인구 감소, 의전원 폐지로 의대 정원 확대 등의 변수를 감안하면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능 수험생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고등학생 수는 2014년 183만 9000명에서 2023년 127만 8000명으로 30.5% 감소했다. 의전원의 의과대학 체제 전환으로 의대 정원 또한 증가했다. 이 때문에 의대 정원 확대에도 의대 쏠림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입시 업체 관계자는 “학령인구가 줄고 의전원 폐지로 의대 정원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실제 경쟁률이 높아졌다고 볼 수도 있다”며 “의대 정원이 1000~2000명 정도 늘어나도 의대 쏠림 현상이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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