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스포츠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OTT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가입자 증가세가 다소 주춤해진 가운데 열성 팬층이 두터운 스포츠 분야를 핵심 콘텐츠로 확보해 가입자를 늘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내달 15일 미국프로골프(PGA) 선수 4명과 F1 드라이버 4명이 출전하는 골프 대회 ‘넷플릭스컵’을 개최하고 이를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로 중계한다. 넷플릭스가 스포츠 중계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넷플릭스는 그간 스포츠를 비롯한 생방송 중계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내비쳐왔지만 오리지널 스포츠 콘텐츠의 성공에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넷플릭스는 ‘쿼터백’과 ‘드라이브 투 서바이브’와 같은 스포츠 프로그램의 대성공에 주목했다”고 분석했다.
OTT 기업들이 스포츠 중계 영역으로 뛰어드는 건 대세로 자리잡았다. 실제 애플의 경우 지난해 25억 달러를 주고 10년 간 미국 프로축구(MLS)를 독점 중계하는 권한을 사들이면서 가입자가 급증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유튜브도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중계권을 사들이는 데 약 140억 달러를 쏟아부을 것으로 알려진다.
디즈니의 인도 사업 철수 검토 역시 스포츠 콘텐츠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디즈니의 인도 사업부문인 스타인디아 채널은 ‘알짜’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인도 크리켓 리그인 IPL의 중계권을 잃으면서 점유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당시 중계권 경쟁자로 나섰던 비아콤18의 경우 5년 중계 확보에 30억 달러나 투입했다. 이는 디즈니가 과거 중계권을 따냈을 때보다 3배가량 높은 수준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는 쿠팡플레이가 스포츠 콘텐츠 확보에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해 스페인 축구 중계를 시작으로 한국, 프랑스, 덴마크, 잉글랜드 프로축구리그까지 중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 인기 축구구단으로 불리는 맨체스터 시티를 초청하는 등 대형 이벤트를 선보여 스포츠 팬들을 끌어모았다. 이에 힘입어 9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530만 명을 넘어서는 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열성적인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스포츠는 OTT 입장에서 가입자 등 수익 확보에 빼놓을 수 없는 콘텐츠”라면서 “중계권 가격 상승과 라이브 스트리밍 질을 어떤 수준까지 끌어 올릴 수 있느냐가 지속적인 성장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