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어도 긴축이 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3일 서울 한은 통합별관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 국채금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오르면서 우리나라 중장기금리도 많이 올랐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상승한 배경에 대해 이 총재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6%를 넘고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라며 “미국 재정적자로 인한 수급 문제인 만큼 국채의 안전자산으로서 지위가 없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다만 이 총재는 “이자율이 높게 오래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거론했다. 이 총재는 “미국이 연말까지 한 차례 정도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와 관련해 어떤 책임감을 느끼냐는 양경숙 의원 질의에 대해서는 “당장 (가계부채 흐름이)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2~3년이 지난 이후에 어떻게 될지 봐야 한다”며 “너무 빨리 조절하다 보면 경기가 너무 나빠지기 때문에 천천히 하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물가 상황에 대해서는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이 총재는 “8~9월엔 물가가 3%대 이상으로 올라가다가 다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는데 유가가 생각보다 오르면서 (9월 물가가) 3.4% 정도로 생각했는데 3.7%까지 올랐다”며 “다시 내려갈 것으로 생각했는데 중동 사태가 터지면서 유가가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 자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