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조직과 결탁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로 돈을 갈취하고 가상자산 환치기 수법으로 얻은 175억 원 상당의 범죄 수익을 해외로 빼돌린 일당이 검거됐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7월부터 9월까지 중국과 대만에서 활동하는 현지 조직과 함께 보이스피싱으로 갈취한 피해 금액을 해외로 빼돌린 조직원 21명을 검거해 검찰에 넘겼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이 중 국내에서 총책 역할을 한 A(45) 씨와 B(32) 씨를 구속 송치하고 범죄 수익 71억 원도 압수했다.
경찰은 총책 역할을 한 A 씨와 B 씨 등 6명에게는 사기와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고 나머지 보이스피싱 수급책 15명에게는 사기 혐의를 적용해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차례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보이스피싱으로 갈취한 돈을 상품권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1차 세탁했다. 이후 대만 환치기 조직이 이용하는 국내 환전소를 통해 가상자산(테더코인)을 매수해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 매도하는 환치기 수법으로 범죄 수익을 올렸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수사 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소재의 일반 사무실로 꾸며진 무등록 환전소를 통해 은밀하게 범행을 꾸민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수법으로 세탁하거나 해외로 빼돌린 범죄 수익은 현재까지 파악된 금액만 175억 5000만 원 이상인 것으로 경찰은 내다보고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피해자는 15명이다.
김재진 강북서 지능범죄수사팀장(경감)은 “이번에 검거하지 못한 대만 총책은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추적·검거할 예정”이라며 “그 밖에 국내에 이들이 운영하는 불법 환전소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