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폰 들고 "삼성 타도" 외친 그 남자…알고보니 전직 '삼성맨'

中 폰 업체 오포, 전직 삼성맨 앞세워 폴더블 폰 홍보

중국 오포의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고 있는 피터 리가 최신 폴더블폰 ‘파인드 N3’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중국 스마트폰 업체 오포(OPPO)가 자사 최신 폴더블폰(접는 폰)을 공개하는 자리에 한국인을 발표자로 세워 그의 정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한국인은 과거 삼성전자에 근무하며 갤럭시 스마트폰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포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낯설지만 올해 1분기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면서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중국 접는 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에 대적할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오포가 전략적으로 ‘전직 삼성맨’을 앞세운 것으로 보인다.


24일 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오포는 지난 19일 싱가포르에서 최신 폴더블폰 ‘파인드 N3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미 올해 상반기에 출시한 또 다른 접는 폰 ‘파인드 N3 플립’이 중국에서 폴더블폰 판매량 1위를 달성한 바 있어 이번 신작에도 관심이 쏠렸다.


무대에는 피터 리(Peter Lee)라는 이름의 남성이 등장했는데 이 남성의 직책은 ‘파인드 프로덕트 라인 헤드’로 소개됐다. 무대에 오르자마자 양복 상의 안쪽 주머니에서 ‘파인드 N3 플립’을 꺼내 들어보였다.


오포의 주력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고 있는 그는 한국인으로 이름은 이도형으로 알려졌다. 피터 리는 지난 2003년부터 삼성전자에서 근무한 ‘삼성맨’ 출신이다.


2013년부터 무선사업부에 속해 ‘갤럭시 S5’를 비롯해 ‘갤럭시 노트4’, ‘갤럭시 S7 엣지’, ‘갤럭시 노트7’ 등 주요 스마트폰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


2014년에는 삼성 사내 뉴스채널 뉴스룸과의 인터뷰를 통해 직접 갤럭시 S5 개발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이도형 과장은 “갤럭시 S5를 통해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기능과 기술뿐 아니라 감성도 전달하고 싶었다”며 “소비자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2017년 삼성전자를 퇴사한 그는 중국 화웨이와 TCL을 거치며 줄곧 스마트폰 사업에 매진했다. 오포에는 지난해 6월 입사했다. 이후 오포의 전략 스마트폰 라인업을 구축하며 공식 행사에서 직접 제품을 소개해왔다.


앞서 오포는 2021년 12월 삼성전자의 ‘갤럭시 Z폴드3’처럼 좌우로 접는 형태의 스마트폰 ‘파인드 N2’를 출시했다. 삼성전자와 유사하다는 비판 속에 오포는 주름이 거의 보이지 않는 디스플레이 화면을 홍보하는 데 데 집중했다.


오포는 이번 행사에서도 자사 제품이 타사 폴드 모델보다 가볍고 얇은 점을 중점적으로 알렸다. 피터 리는 ‘갤럭시 Z폴드5’로 추정되는 제품과 자사 제품을 나란히 비교한 화면을 보여주며 “파인드 N3에서 주름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중국 내수시장에 집중하던 오포는 최근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여전히 폴더블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오포를 비롯한 중국 후발주자들이 추격에 나선 상황이다. 디자인 면에서도 갤럭시 Z 시리즈와 큰 틀에서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피터 리는 이날 무대에서 “지난 2년 동안 ‘언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느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들었다”면서 “오늘 그 답을 드릴 수 있게 됐다”고 말해 객석의 환호와 박수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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