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105560)이 올해 3분기 1조 4000억 원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금융지주들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KB금융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는 4조 3000억 원이 넘는 ‘역대 최대’ 순이익 기록도 새로 썼다. 금융지주 순이익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순이자마진(NIM) 하락 압력을 방어하고 비이자이익이 고른 성장세를 보인 덕분이다.
24일 KB금융은 3분기 순이익(지배주주 소유 지분 기준)이 1조 373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 3678억 원)보다 0.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증권사 전망치 평균(1조 3600억 원)을 소폭 웃도는 수치다. 다만 역대급 이익을 냈던 올 2분기(1조 4991억 원)보다는 8.4% 감소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4조 3704억 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4조 383억 원)보다 8.2% 늘었다.
든든한 방어력을 보인 이자이익이 3분기 실적을 이끌었다. 3분기 순이자이익은 3조 879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3.8% 늘었다. 수익성 지표인 NIM도 1.84%로 전 분기 대비 0.0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저원가성 요구불예금으로 조달 비용을 낮춘 영향이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은행권 평균 NIM은 전 분기보다 0.0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수수료 수익은 전 분기보다 5.3% 감소한 9014억 원을 기록했다. 증권 수탁 수수료 증가에도 불구하고 투자은행(IB) 수수료가 상대적인 약세를 보인 탓이다. 신탁보수도 감소했다. 시장금리를 비롯한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운용이익 축소로 3분기 기타영업이익은 231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KB손해보험이 금융 당국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서 일회성 손실(710억 원)이 발생한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 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이익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KB금융의 3분기 총영업이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77%를 웃돌았다.
인건비와 임차료 등 판매관리 비용 절감 추세도 이어졌다. 50%를 웃돌던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분기 37.4%로 지난해 연간 대비 12.8%포인트 개선됐다. KB금융이 올해 3분기 쌓은 신용손실충당금은 전년 동기 대비 43.4% 증가한 4486억 원이다. 3분기까지 누적 충당금은 1조 768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885억 원)의 2.24배에 이른다.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9969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1%나 늘었다.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의 균형 잡힌 성장과 유가증권 관련 손익 개선을 보인 덕분이다. 건전성 지표는 소폭 악화됐다. 3분기 말 연체율(0.25%)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0.26%)은 전 분기보다 각각 0.02%포인트, 0.01%포인트씩 상승했다.
비은행 계열사들은 KB증권을 제외하고 대체적으로 부진했다. KB증권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115억 원으로 소매 채권 중심의 금융상품 판매 증가와 전사적 비용 관리 노력으로 전 분기 대비 2.3% 증가했다. 반면 손해보험과 카드사의 3분기 순이익은 전 분기보다 각각 42.9%, 28.3%나 뒷걸음질했다. KB라이프생명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시장금리 상승 및 주가 하락으로 투자 손익이 축소돼 전 분기 대비 384억 원 감소한 604억 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주당 510원의 분기 배당을 결의했다.
한편 같은 날 실적 발표를 한 JB금융지주도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J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67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4934억 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