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째 이어지고 있는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총파업 인원은 4만 5000명을 넘어섰고 손실이 누적된 제너럴모터스(GM)는 전기차 생산 목표도 하향했다. 노사 간 타협이 늦어지며 미국 자동차 업계가 미래 경쟁력까지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현지 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UAW가 GM 텍사스 공장 3곳에서 추가 파업에 나섰다. 이 공장들은 쉐보레,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 인기 차종을 생산하는 GM의 핵심 생산기지다. 근로자는 5000명으로, 전날 파업을 시작한 스텔란티스 픽업트럭 공장의 6800명과 합하면 이번 파업의 총참여 인원은 4만 6000명이 됐다.
지난달 15일 GM·포드·스텔란티스 3사 공장에서 시작된 UAW 파업은 나날이 기세를 더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파업 규모를 늘려 사측을 압박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파업 장기화에 기업들은 구석에 몰렸다. 같은 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GM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 줄어든 31억 달러(약 4조 2000억 원)에 머물렀다. GM은 파업 시작 후 누적 손실이 8억 달러(약 1조 800억 원)에 달하고 향후 1주일마다 2억 달러(약 2700억 원)의 추가 손해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날 추가 파업 소식 전에 나온 전망이어서 실제 주당 손실액은 4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GM·포드·스텔란티스의 누적 손실이 이미 93억 달러(약 12조 5000억 원)를 넘어섰다”는 추산을 전했다.
손해가 누적된 GM은 전기차 로드맵도 수정했다. GM은 3분기 실적 발표에서 “2022년 중순부터 2024년 중순까지 전기차 총 40만 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달성하기가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미시간주에 전기차 공장 가동 시점도 1년 미뤘다. 파업으로 인한 타격에다 전기차 업황 악화까지 겹친 탓이다. GM은 2025년까지 전기차 100만 대를 생산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는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테슬라 등 전기차 선두 업체와의 경쟁에서 더욱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같은 날 캘리포니아주가 잇따른 사고를 이유로 GM 무인차 ‘크루즈’의 자율주행 택시 시범 영업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GM의 미래 사업 계획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