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좀비기업 비중 42.3%로 역대 최대…돈 못 버는데 금리 올라

국세청 신고 91만 곳 전수 조사
원자재 가격 오르는데 금리 상승
번 돈으로 이자 못 낸 기업 최대
2021년 40.5%보다 1.8%P 올라

황학동 주방거리에 중고 주방 기구들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는데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허덕이는 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번 돈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좀비기업 비중은 42.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청에 법인세를 신고한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91만 206곳의 금융비용 부담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은 348.57%로 2021년(487.9%)보다 13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비율로 해당 지표가 낮아질수록 영업이익이 줄어들거나 이자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체 조사대상 기업 가운데 이자비용이 0인 기업(44만 1958곳)을 제외한 46만 8248곳 가운데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42.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면 번 돈으로 이자도 못 낸다는 의미로 부실기업으로 볼 수 있다. 100% 미만 기업 비중은 2017년 32.3%, 2018년 35.2% 수준이었으나 2020년(40.9%)을 기점으로 40%대로 진입했다. 2021년(40.5%) 소폭 하락했으나 1년 만에 다시 상승 전환한 것이다.


기업 성장성을 볼 수 있는 매출액 증가율은 15.1%로 2021년(17.0%)보다 소폭 낮아졌으나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석유정제·코크스, 자동차 등 주력 제조업과 전기가스,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단가 상승과 수출 증가 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6%에서 4.5%로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9.6%), 화학물질·제품(5.4%), 전기가스(-11.1%) 등을 중심으로 영업이익률이 줄었다.


제조업 부채비율은 78.6%에서 77.0%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비제조업은 158.2%에서 164.0%로 올랐는데 이는 한국전력공사의 대규모 영업손실과 차입금 증가 등으로 전기가스의 부채비율이 183.6%로 269.7%로 큰 폭 상승한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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