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구호물품 허용" 이·팔전쟁 일시중단 결의안 제출

UN안보리에…러는 휴전 요구
UN사무총장, 하마스 비호 논란
가자 공습 지속 "756명 사망"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관계자들이 25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에서 주민들에게 구호품을 나눠주고 있다. 유엔은 가자지구 인구수(230만 명)를 고려할 때 구호품 제공 규모가 현재의 20배 이상으로 커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면서 사망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이에 국제연합(UN) 사무총장과 중동·아랍 국가들 및 러시아·중국 등이 휴전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이스라엘은 여전히 ‘휴전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 역시 인질 석방이 선결 조건이라며 휴전보다는 군사행위의 ‘일시 중단’ 결의안을 냈다.


2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24시간 동안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아동 344명을 포함해 756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추가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전날 미국 UN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휴전을 호소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진공상태에서 발생하지 않았다”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56년간 숨 막히는 점령에 시달려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측은 강하게 반발하며 사무총장직 사퇴를 요구했고, UN 관계자들에 대한 비자 발급도 거부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인질 석방이 우선이라며 휴전보다는 구호품 제공을 위한 ‘인도주의적 (군사행위) 일시 중단’을 주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 23일 UN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은 구호품 전달을 위한 일시 중지를 고려할 수 있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제출했다. 당초 전쟁 중단에도 부정적 입장을 표하며 브라질이 제시한 인도주의적 중단 결의안 초안을 거부했던 미국이 희생자가 속출하자 한발 물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군사행위 중단을 두고 국제사회가 둘로 나뉘어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하마스의 인질 석방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허용을 호소했다. 교황청 관영매체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에서 “인질 석방과 함께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행히 가자지구 내 하마스의 인질 석방과 관련해 중재역을 맡은 카타르 총리는 이날 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은 자국을 방문한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에서 죽은 아이들의 수가 우크라이나 전쟁 중 사망한 아동 수를 넘어섰다”며 “하마스와의 협상에서 돌파구가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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