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000720)의 지난 50년간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누주 실적이 280억 달러를 기록해 국내 업체 중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까지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수주한 금액의 5분의 1에 달한다.

25일 현대건설이 한-사우디 건설 협력 50주년을 기념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1973년부터 올해 10월까지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수행한 건설 공사는 총 1600억 달러이며 이 중 현대건설의 수주액은 약 280억 달러(170여 건)로 전체 금액의 18%에 이른다. 사우디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 300곳 중 1위에 해당하는 성과이며 현대건설은 1970년대 이후 줄곧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대건설은 창업주 정주영 회장 시절인 1975년 해군기지 해상공사로 사우디 건설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후 이듬해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하며 1970년대 중동 건설 붐을 이끌었다. 9억6000만 달러에 달하는 주베일 산업항 계약 총액은 당시 한국 국가 예산의 25%에 맞먹는 규모였다.

이후 사우디 전력청, 국영석유회사(아람코) 등과 신뢰 관계를 구축하며 정유·석유화학·가스 분야에서 수주를 이어왔고 올 6월에는 아람코와 50억 달러 규모의 플랜트 건설 계약인 ‘아미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달 23일에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아람코의 초대형 가스 플랜트 증설 프로젝트인 ‘자푸라 가스 처리시설 2단계 확장 공사’ 계약을 따냈다.

이 밖에 현대건설은 삼성물산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네옴시티 내 ‘더 라인’ 지역의 지하 터널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우디 투자부와 부동산 및 인프라 분야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양국의 최대 통신기업인 KT, STC와도 사우디 데이터센터 건설 등 디지털 인프라 구축 협약을 맺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한-사우디 경제 외교를 통해 첨단 신사업 참여 기회와 네옴시티의 추가 수주 등이 기대된다”며 “양국의 공동 번영을 위한 K 건설의 중동 붐을 ‘포스트 오일’ 시대에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