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136480)그룹과 함께 HMM(011200) 인수에 나선 JKL파트너스가 수천억 원 규모의 자금 모집에 나섰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최근 국내외 기관투자가들과 활발히 접촉하며 HMM 인수용 프로젝트 펀드(투자 대상을 정한 뒤 자금 조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IB 업계는 전체 규모를 5000억~6000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각 측은 다음 달 23일 본입찰을 진행하고 이후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하림과 JKL파트너스는 이보다 앞서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하림지주(003380)의 자회사 팬오션은 한진칼 지분 5.85%를 호반건설에 매각해 1628억 원을 마련했다. 하림지주의 6월 말 현재 현금성 자산이 약 1조 1000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JKL파트너스의 펀드 조성 성공 시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이 1조 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하림산업이 보유한 약 8만 6000㎡의 서울 양재동 부동산 역시 추가 현금 마련, 인수금융 과정에서 신용 보강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림산업은 지난해 말 이 부지를 주거·오피스·물류 등 복합시설로 개발한다는 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인허가가 완료되면 이 부지의 가치는 1조 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IB 업계는 HMM 매각가를 5조 원대로 추정하고 있으며 후보자들이 이 가운데 절반가량을 시장에서 인수금융으로 조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기업들은 2조~3조 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동원과 LX 등 경쟁사들도 자금 마련에 분주하다. 특히 동원은 200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서울 서초구의 동원F&B 사옥 매각과 자회사 스타키스트의 주식 발행 등을 통한 현금 마련이 가능할지 들여다보고 있다. 동원은 그룹 전체에서 약 6000억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금융지주로부터 언제든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꾸준히 흘러나온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의 친형이다.
업계에서는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4일 “적격 인수자가 없으면 매각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뒤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의 인수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현대차(005380)가 HMM을 인수하려면 결국 유찰이 돼야 한다는 시나리오다. 현대글로비스는 “HMM 인수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