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카타르 국빈 방문을 계기로 우리 기업들이 대규모 일감 확보라는 결실을 거뒀다. 윤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 기업들은 현지에서 총 46억 달러(약 6조 2000억 원) 규모의 수출 및 사업 수주 계약 등을 체결했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39억 달러(약 5조 3000억 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사업을 카타르에너지로부터 따냈다. 이 외에도 태양광, 스마트팜, 문화 콘텐츠, 의료, 금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양국 기업과 기관 간 수출·수주 양해각서(MOU) 및 계약들이 맺어져 상호 경제협력이 한층 다각화·고도화됐다.
윤 대통령은 카타르 국빈방문 이틀째인 25일(현지 시간) 정상회담을 연 뒤 양국 기업·기관 간 MOU 체결 등의 일정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도하 ‘아미리 디완’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상회담 뒤 이어진 국빈 오찬에서 윤 대통령이 타밈 국왕에게 국빈으로서 한국을 방문해달라고 공식 초청했으며 타밈 국왕은 이를 수락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외교 일정을 계기로 현지에서 HD현대중공업의 LNG선 17척 수주를 비롯해 양국 간 경제협력 및 우리 기업들의 수출 프로젝트가 성사됐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열린 ‘한·카타르 비즈니스포럼’의 기조연설에서 “(한국과 카타르가) 양국 간 LNG 도입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도 선박·터미널 등 LNG 전후방 산업으로 협력의 외연을 넓혀야 한다”며 “나아가 에너지 신산업, 전력 기자재 등 에너지 산업 전반으로 파트너십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번 LNG선 수주 의미에 대해 “중동 빅3(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카타르)에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들에 총 792억 달러(약 107조 원) 규모의 거대한 운동장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HD현대중공업과 카타르에너지가 맺은 17척의 LNG 선박 계약은 단일 계약 기준 국내 조선 업계 사상 최대 규모”라며 “HD현대중공업 차원에서는 반년 치 일감을 새로 확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로써 올해 세계 LNG 선박 수주에서 우리 기업의 점유율은 74%에서 81%로 증가했다. 최 수석은 현재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이 카타르 측과 진행 중인 30여 척의 LNG 운반선 수주 계약 협상 역시 이른 시일 안에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윤 대통령은 카타르 직전에 국빈 방문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총 156억 달러 규모의 세일즈 외교 성과를 거둔 상태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국빈 방한 당시에도 총 290억 달러(약 39조 원) 규모의 투자 약속을 받았다. 또한 올해 1월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 당시에는 양국 간 총 300억 달러(약 40조 5000억 원)에 달하는 투자 사업 등이 성사되기도 했다. 이들 성과를 합산하면 윤 대통령은 중동의 3대 핵심 요충지인 사우디·UAE·카타르에서 모두 792억 달러(약 107조 원) 상당의 투자·수출·수주 계약의 결실을 본 것으로 집계된다.
특히 카타르에서는 경제협력 강화의 기반이 될 MOU들이 연이어 체결됐다. 우선 윤 대통령과 타밈 국왕이 정상회담을 마친 직후 ‘무역·투자 촉진 프레임워크’와 ‘중소·벤처 분야 협력 MOU’가 체결됐다. 공급망 안정, 디지털, 그린, 보건 분야 협력을 논의하는 양자 장관급 협의회를 신설하고 신협력 분야의 주역이 될 중소·벤처기업의 상호 진출을 지원하자는 내용이다.
건설·인프라 분야에서는 ‘건설·건축 분야 첨단 기술 협력 MOU’와 ‘국가 공간 정보 협력 MOU’ 두 건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됐다. 최 수석은 “이미 우리 기업들은 카타르에서 25개 인프라 사업에 참여 중”이라며 “(이번 중동 순방을 계기로) 우리 기업들이 사우디 네옴시티에 입찰한 250억 달러(약 33조 8000억 원) 사업 등 연말께 추가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카타르에 도착한 직후 도하 국제원예박람회 한국관을 찾아 중동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국내 스마트팜 기업인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방산 협력을 개시하기로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양국 정상은 외교·안보 소통 채널을 강화하고 ‘방산 군수 협력 MOU’를 체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차장은 사우디와도 상당한 규모의 방산 협력 논의가 막바지 단계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