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한국 관련 공연과 전시 등 ‘K컬처’ 이벤트가 급증한 가운데 미국 내 K컬처를 모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 구축된다. 구겐하임미술관과 메트로폴리탄뮤지엄, 카네기홀 등 맨해튼 내 주요 문화 명소를 비롯해 한국 식당 등 52개 기관 및 상점이 플랫폼에 참여한다.
김천수 뉴욕한국문화원장은 26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코리아타운에서 진행한 설명회에서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현지인들이 쉽고 빠르게 정보를 얻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잇츠 타임 포 케이컬처(It’s Time for K-Culture)’ 사업을 추진한다”며 “뉴욕 맨해튼에서 유례없이 증가한 한국 관련 공연과 전시를 한식이나 노래방 등 한국의 일상 문화와 연계해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캠페인”이라고 말했다.
현재 뉴욕 안팎에서 한국을 주제로 한 문화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은 한국실 개관 25주년을 기념해 다음 달 7일부터 ‘리니지: 메트에서의 한국 미술’ 전시를 개최한다. 동양화가 서세옥의 수묵화 ‘사람들’, 김환기 화백의 ‘달과 항아리’ 등 유명 작품과 함께 지난 25년간 미술관 측이 수집한 작품들이나 외부에서 대여한 20세기 주요 한국 작품들을 전시하는 행사다.
구겐하임미술관에서도 국립현대미술관과 함께 ‘한국 실험 미술 1960~1970년대’ 전시가 한창이다. 당시 한국 전위미술의 거장 30인을 조명하는 전시다. 뉴욕 인근 미 동부의 대도시인 필라델피아에서는 한국 작가 28명이 참여한 ‘시간의 형태: 1989년 이후의 한국 미술’ 특별전이 내년 2월까지 열린다.
이 외에도 11월 카네기홀에서는 테너 존 노의 리사이틀 공연이, 뉴욕대 스커볼센터에서는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메디아 온 미디어’ 공연이 열린다. 한국문화원 관계자는 “최근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문화 관련 행사는 지난 20년간 유례없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번 잇츠 타임 포 케이컬처 캠페인은 이 같은 한국 관련 공연·전시 정보를 모아 제공하고 이와 연계한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일례로 11월 한 달 동안 진행되는 ‘한식당의 달’ 이벤트 기간에는 K컬처 지도를 지참하고 캠페인에 참여하는 한식당에 방문하면 주중 5%의 할인 혜택을 받는 식이다. 이 밖에 K패션·K뷰티·K웰니스·K엔터테인먼트에 해당되는 참여 업체들은 5~3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김 원장은 “K컬처에 대한 관심이 한식 체험과 한국 상품 구입으로 이어져 뉴요커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한국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캠페인은 뉴욕시가 후원하며 메트로폴리탄뮤지엄 등 박물관 7곳, 카네기홀 등 4곳의 공연장, 한의원·미용실·찜질방·서점 등 한국 상점 10곳, 한식당 26곳 등 총 52개의 기관이 참여한다. 김 원장은 “이번 캠페인은 한국 문화라고 할 때 K팝만을 떠올리는 10~20대나 한국 문화에 호감을 가진 뉴욕의 MZ세대에게 보다 다양하고 깊이 있는 한국 문화를 소개하자는 취지”라며 “올해 이후 매년 정기적으로 K컬처를 즐길 수 있는 플랫폼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공식 후원 기관인 뉴욕시 스몰비즈니스국의 케빈 김 커미셔너는 “뉴욕 어디를 가도 만날 수 있는 K컬처와 이를 뒷받침하는 한인들의 소규모 사업장은 뉴욕의 경제 성장과 도시의 긍정적 변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이번 협력이 뉴욕을 보다 밝고 포용적인 도시로 만들고자 하는 시의 노력에도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