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하마스, 인질 풀어줄 준비 돼"…카타르도 "목표는 전원 석방"

인질 협상 중재국, 잇따라 석방 거론
조건도 내걸어…팔레스타인 죄수 석방 등
'지상전 공식화' 이스라엘이 응할지는 미지수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가운데) 이란 외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관련 긴급회의를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과 카타르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인질 석방 가능성을 잇따라 거론하고 있다. 단 석방 조건으로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죄수 석방, 일시적 교전 중단이 제시돼 이스라엘이 이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긴급 유엔총회에 참석해 "하마스는 민간인을 테헤란(이란 수도)에 풀어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이란은 카타르, 튀르키예와 함께 매우 중요한 인도주의적 노력에서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팔레스타인 죄수 6000명을 석방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또 다른 필요이자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에 있는 팔레스타인 죄수 석방은 이전부터 하마스가 요구해 온 내용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인질 협상을 중재하는 카타르도 같은 날 석방 가능성을 거론했다. 무함마드 알 쿨라이피 카타르 외무담당 정무장관은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민간인 인질 전원을 석방하는 것"이라면서도 "중재자(카타르)가 최선의 방법으로 (인질 석방) 임무를 수행하려면 평온한 시기에 도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협상의 진전을 위해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교전이 잠시 중단돼야 함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스카이뉴스는 해석했다.


앞서 하마스가 이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해 가자지구로 끌고 간 인질은 이스라엘인과 외국인을 포함해 200여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하마스는 미국인 2명, 이스라엘인 2명 등 4명의 인질을 풀어줬으며, 이 과정에서 카타르가 중재 역할을 했다. 카타르는 하마스, 이스라엘은 물론 하마스의 '뒷배'로 여겨지는 이란,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이란과 카타르가 내건 석방 조건이 충족될지는 미지수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25일 "지상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며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단 미국이 인질 석방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어 석방을 둘러싼 외교적 노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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