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인요한, 이태원추모식 대거 참석

尹 "정치집회 성격 짙어" 불참에
與 핵심인사 개인 자격으로 위로
보궐선거 패배에 '민심수습' 행보
민주, 전국 시·도 당원 참석 독려
尹 참여 촉구하며 특별법 추진도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첫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 추모 대회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이만희 사무총장, 유의동 정책위의장 등 여당 지도부 인사가 대거 참석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집회 성격이 짙다”는 이유로 불참하기로 했지만 여당 핵심 인사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여해 추모의 뜻을 밝히기로 한 것이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로 드러난 냉랭한 민심에 대한 심각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야당은 이에 추모 대회 총동원령을 내림과 동시에 “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라”며 압박에 나섰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혁신위원들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성형주 기자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인 위원장은 개인 자격으로 29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해 유가족을 직접 만나 위로할 계획이다. 이 사무총장은 이날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처음 추모 행사 참석 제안을 받았을 때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했지만, 민주당이 전 당원의 참석을 독려하면서 행사 성격이 정치 집회로 바뀌게 돼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참석이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도 같은 이유로 행사에 윤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기로 정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김기현 대표 대신 이 사무총장과 유 정책위의장이 추모 현장에 얼굴을 드러낼 예정이다. 다른 지도부 인사들은 3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개최하는 추모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의 이 같은 움직임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심에 민첩하게 대응하려는 기조 때문으로 보인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민생을 국정운영의 최우선 순위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19일에는 정쟁을 유발하는 현수막과 당내 태스크포스(TF) 조직을 정리하기로 했고 24일에는 국회 회의장 내 피켓·고성을 금지하기로 민주당과 합의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태원 참사가 윤 대통령 재임 중 발생한 대형 사고인 만큼 여당으로서는 시민들이 다수 참여하는 추모제를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개인 자격이라는 전제를 달고 지도부가 대거 참여해 시민의 눈높이에 맞추기로 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추모제에 시민들에게 ‘책임 있는 야당’이라는 이미지를 각인하려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최근 사무총장 명의 공문을 통해 전국 17개 시도당에 행사 참석을 독려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와 여러 현역 의원들이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고 대통령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억울한 피해자인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한다”고 윤 대통령의 참석을 요구했다. 대통령실의 결정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공식 참여하면 결코 누구도 정치 집회라고 말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안’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등의 내용을 담은 이 법은 민주당 주도로 올 6월 국회 본회의에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바 있다.


한편 이번 추모식에는 참여연대, 민주노총, 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등 174개 단체로 구성된 시민대책회의 소속 구성원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시민대책회의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돼가지만 아직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고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도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며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 등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