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개발 사업이 잇따르며 내년도 항공·공항 분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증가율이 145%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SOC 예산 증가율(4.6%)의 31배가 넘는다.
30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4년도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항공·공항 분야 SOC 예산은 8425억 원으로 올해(3435억 원)보다 145.3%(4990억 원) 증가했다. 전체 SOC 증가율(4.6%)보다 31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도로(0.4%), 철도·도시철도(6.0%), 해운·항만(6.6%) 등 다른 교통 및 물류 SOC 예산 증가율과 비교해도 최소 22배 높다.
내년도 항공·공항 분야 SOC 예산이 대폭 증액된 것은 신공항 개발 사업이 본격화하는 영향이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항공·공항 분야 SOC 예산이 연평균 68.7% 증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같은 기간 전체 SOC 예산의 연평균 증가율은 2.9%다. 예정처는 "일반공항 건설 및 관리 프로그램은 연평균 86.2% 증가할 것"이라며 "가덕도신공항, 대구·경북(TK)신공항 등 대규모 신공항 건설 사업이 본격 추진돼 재정투자 소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향후 재원 조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예정처는 교통 및 물류 예산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교통시설특별회계 세입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봤다. 특히 예정처가 우려하는 것은 교통시설특별회계의 주요 세입 재원인 교통·에너지·환경세다. 예정처는 "교통·에너지·환경세는 휘발유·경유 및 이와 유사한 대체유류에 부과하는 특별소비세"라며 "내연기관차 유류 소비에 기반한 세제로 향후 내연기관차의 연비 향상 및 친환경차 보급 증가 등에 따라 세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예정처는 교통·에너지·환경세가 특별세라는 점도 지적했다. 현행법상 교통·에너지·환경세는 내년 말 일몰 폐지된다. 예정처는 "교통·에너지·환경세는 기본적으로 한시 운용되는 특별세"라며 "교통·에너지·환경세의 배분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투자 재원의 안정성에 위험 요소가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신공항 건설 사업의 집행 실적이 저조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예정처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신공항 건설 단위 사업의 연평균 예산액 대비 집행률은 39.9%에 그쳤다. 예정처는 "적극적인 재정 투자가 효과를 나타내려면 원활한 사업 추진 및 예산 집행을 통해 공항을 적기 준공해 사업 목적을 달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