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전문 채널 YTN(040300)의 지분 매각 가격이 높게 형성돼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자산 효율화 정책에 부응,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한전KDN과 마사회는 YTN 지분을 장부가의 4배가량에 매각하면서 각각 2200억 원과 1000억 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KDN과 마사회는 다음 달 YTN 지분 매각을 위한 이사회 의결을 거쳐 유진그룹과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앞서 유진그룹은 23일 한전KDN(지분율 21.43%)과 마사회(9.52%)가 보유한 YTN 지분 30.95%를 3199억 원에 낙찰받았다. 지분 매각을 통해 한전KDN은 2214억 원, 마사회는 984억 원을 각각 확보하게 됐다. 이는 6월 말 기준 두 지분의 장부가인 536억 원과 237억 원에 비하면 4배가량 많은 금액이다.
유진그룹이 YTN의 기업가치를 약 1조 원으로 높게 책정한 것이 투자수익을 거둔 배경인 만큼 매각 측이 YTN의 보유 자산과 보도 전문 채널로서 가치를 잘 설명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전KDN과 마사회가 보유 지분을 개별적으로 팔지 않고 합쳐서 통매각한 것도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유진 같은 인수 후보 기업에 YTN의 소수 지분이 아닌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도 전문 채널을 소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고 그런 특수성을 고려해 유진그룹이 높은 가격을 써냈을 것”이라며 “한전KDN과 마사회가 지분을 따로 매각했다면 나오기 힘든 가격”이라고 말했다.
YTN 지분이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팔리면서 한전KDN의 대주주인 한국전력과 한국마사회의 재무 개선 노력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두 기관은 정부의 공공기관 재무 건전성 강화 기조에 따라 고유 사업과 무관한 유휴자산들을 유동화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특히 한전KDB의 최대주주인 한전은 누적 적자가 47조 원에 달하고 총부채가 200조 원이 넘는 등 재무 개선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올 2월에 열린 비상경영회의에서 자산 매각을 통해 1조 7000억 원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는데 자회사가 앞장서면서 한전의 자구 노력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마사회 역시 코로나19 이후 경마 매출이 급감하면서 실적이 악화된 상태여서 최근 서울 서초구 부지 매각을 본격화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