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5일 식목일은 모두에게 익숙하다. 우리나라는 1949년부터 식목일을 기념일로 정해 산림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이후 1973년 제1차 국토녹화 10개년 계획 수립 등 산림 정책을 추진해 황폐한 국토를 빠르게 녹화했다.
이처럼 국가정책을 통해 산림녹화를 이룩한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임업을 직업으로 삼아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에 평생을 헌신한 ‘임업인’의 노고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더군다나 이들을 기억하는 ‘임업인의 날(11월 1일)’을 아는 사람은 더욱 드물다. 이는 임업인의 날이 법정 기념일로 지정된 것이 2020년으로 비교적 최근이기 때문이다.
“그 모든 변화는 아주 천천히 일어났기 때문에 습관처럼 익숙해져서 사람들에게 아무런 놀라움도 주지 못했다.” 20세기 프랑스 대표 작가 장 지오노의 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에서 ‘엘제아르 부피에’라는 노인이 들려주는 말이다. 그는 홀로 메마른 땅에 수십 년간 도토리와 나무를 심어 마침내 숲을 만들고 물을 흐르게 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요즘처럼 모든 것을 두고 경쟁하고 다투는 각박한 시대에 ‘나무를 심은 사람’이 보여준 대가를 바라지 않는 봉사와 희생은 우리에게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나와 내 가족을 넘어 공동체와 미래 세대를 위해 자신을 바쳐 일한 사람의 고결한 정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주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황폐한 국토를 숲으로 바꾸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한 우리 임업인들에 대해서도 더 많은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험준한 산에서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은 육체적으로 매우 고될 뿐 아니라 단기간에 소득을 가져다주거나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과거 헐벗고 황폐화된 우리 산을 푸르게 가꾸는 일을 소명으로 받아들여 온전히 헌신한 사람들이 바로 임업인들이다. 그들의 삶을 기억하며 감사하는 날이 11월 1일, 임업인의 날이다.
산림청에서는 이러한 임업인들의 숭고한 업적을 기리고 세상에 알리기 위해 ‘산림명문가’를 선정해 명예를 드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산림명문가는 3대에 걸쳐 성실하게 산림을 경영해온 가문을 선정한다. 2022년까지 총 13개 가문만이 산림명문가로 선정됐을 만큼 희소하다. 올해는 1개 산림명문가가 새롭게 선정돼 11월 1일 임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증서를 수여할 계획이다.
산림 산업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산림 산업 매출액은 161조 원으로 나타났다. 한편 산림의 공익 가치 평가 결과에 따르면 산림은 2020년 기준으로 연간 259조 원에 달하는 공익적 혜택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경제적·환경적으로 400조 원이 넘는 가치를 창출하는 숲이 더 다양한 가치와 편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산림청은 임업인을 지원하고 그들의 노력을 보상하고자 한다. 장기간이 소요되는 임업의 특성을 보완하기 위해 단기 임산물을 생산해 소득을 얻도록 돕고 관광·휴양·치유·레저 등 다양한 산업을 접목하거나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수단으로써 입체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나갈 것이다.
11월 1일 임업인의 날, 가을이 깊어가는 숲을 찾아 심호흡하며 먼 과거 이 숲의 나무를 심은 사람들을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