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3대 개혁 지원을"…초당적 협력 호소

◆내년 예산 국회 시정연설
"물가 안정 등 민생대책 펼것"
취임 후 이재명과 첫 환담도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대통령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국회 의장단, 여야 대표, 5부 요인과의 사전 환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연금·노동·교육의 3대 개혁과 주요 민생 현안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호소했다. 특히 연설에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취임 이후 처음 만나 악수를 나누며 협치 행보를 본격화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를 방문해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서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고 장기간 지속돼온 고금리로 생계비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고 민생 현황을 진단했다. 이어 “범정부 물가 안정 체계 가동, 취약 계층의 필수 생계비 부담 경감을 비롯해 다양한 민생 안정 대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또한 “서민금융 공급 확대를 통해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담 완화 노력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산이라는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오려면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주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경제 사회 전반의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뒤 “연금·노동·교육 개혁을 위해 의원님들의 깊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건전재정 기조하에 두터운 서민·취약 계층 지원, 연구개발(R&D) 예산 지원 증대, 반도체 클러스터 등 인프라 투자 방침을 밝히며 여야에 ‘거국적·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에서 5부 요인 및 여야 지도부와 사전 환담을 가졌다. 붉은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김진표 국회의장과 함께 국회 접견실에 들어섰고 기다리고 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오셨느냐. 오랜만”이라고 했고 이 대표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윤 대통령은 환담 모두발언에서 “여야·정부가 다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저희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 많은데 국회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비공개 환담에서 민생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환담 후 기자들과 만나 “민생 관련 얘기를 대통령이 했고 이 대표도 민생이 매우 어려우니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민생 대책을 마련하라는 얘기를 했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서도 여야 순서로 대표를 호명하는 관례를 깨고 국회의장과 국회 부의장에 이어 이 대표를 먼저 호명했다. 시정연설에서는 지난해와 달리 전 정권인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민주당 역시 지난해 대통령 시정연설을 보이콧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시정연설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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