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비리' 라비 “어리석은 선택, 하루하루 반성”…법정서 선처 호소

허위 뇌전증으로 병역 의무를 회피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라비(30·본명 김원식)가 지난 4월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병역비리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그룹 빅스(VIXX) 출신의 래퍼 라비(본명 김원식)가 항소심 첫 재판에서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구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 2-3부는 지난달 31일 병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라비와 래퍼 나플라(본명 최석배) 등 9명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라비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피고인은 원심 선고에 대해 항소하지 않았고 검찰이 주장하는 항소 이유는 원심에서 이미 충분히 심리돼 반영됐다"며 "검찰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말했다.


라비는 최후진술에서 "어리석은 선택으로 인해 피해를 본 분들께 죄송하고 하루하루 반성하는 날을 보내고 있다"며 "사회에서 절 사랑해주신 분들에게 자랑스러운 존재가 되고 싶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각자 사정이 있고 수많은 불안함 속에서 지켜야 할 부분을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데 저는 피해를 주는 선택을 하고 말았다"며 "제가 살아온 태도를 반성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공인의 지위에서 조직·계획적으로 병역면탈을 시도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원심 구형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해달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라비의 1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라비의 병역 면탈을 공모한 소속사 대표 김모씨에게도 1심과 같은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래퍼 나플라(본명 최니콜라스석배). EBS 방송화면 캡처

반면 함께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래퍼 나플라(본명 최니콜라스석배) 측은 이날 혐의를 부인했다.


나플라의 변호인은 "병무청 소속 공무원에 대한 위계 행위가 존재하지 않거나 직무집행 방해로 보기 어렵다"며 법리적으로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심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목소리도 냈다.


이에 재판부는 나플라에 대한 심리는 다음 달 28일부터 이어가고 선고는 라비와 함께 내리기로 했다.


라비는 뇌전증 환자 행세로 허위 진단서를 받은 뒤 병무청에 제출해 병역을 면탈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1년 구씨에게서 시나리오를 받아 실신한 것처럼 연기해 병원 검사를 받았고 같은 해 6월 뇌전증이 의심된다는 병무용 진단서를 발급받아 병무청에 제출했다. 이 소식을 전달받은 구씨는 라비에게 ‘굿, 군대 면제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나플라는 2021년 2월 서울 서초구청에 사회복무요원으로 배치받은 뒤 141일간 출근하지 않은 채 출근 기록을 조작하고 우울증이 악화한 것처럼 꾸며 조기 소집해제를 시도한 혐의 등을 받는다.


라비에게 허위 뇌전증 진단을 받도록 안내한 브로커 구모(47)씨는 앞서 13일 1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5년과 추징금 13억8000여만원이 구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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