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 잘한 5대은행 지난해 상여금만 2.3조



5대 시중은행 임직원들이 지난해 받은 총 상여금이 2조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 임직원의 1인당 평균 연봉도 1억 원을 돌파했다. 금리 인상기 역대급 실적을 등에 업은 결과다. 지난해 ‘이자 장사’로 뭇매를 맞고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종노릇' 발언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은행권을 향한 비난 여론이 더욱 들끓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의 성과급 등을 포함한 상여금은 총 2조2988억 원으로 전년보다 11.6%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8165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우리은행(4893억 원), 농협은행(3971억 원), 하나은행(3272억 원),신한은행(2687억 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상여가 늘어난 만큼 연봉도 훌쩍 뛰었다. 지난해 5대 은행 임직원의 총 근로소득은 7조9621억원으로 1년 전보다 3.6% 늘었다. 1인당 평균 연봉도 1억1006만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5.6% 늘었다. 하나은행이 평균 1억1485만원으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고, KB국민은행(1억1369만원)·신한은행(1억1078만원)·NH농협은행(1억622만원)·우리은행(1억476만원) 순이었다. 5대 은행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2021년 처음으로 1억 원을 돌파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상여금을 뺀 1인당 평균 순수 급여는 5대 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9103만원)이 가장 많았다. 이어 NH농협은행(8173만원)·하나은행(8102만원)·우리은행(6940만원)·KB국민은행(5708만원) 순이었다.


인터넷은행은 카카오뱅크(1억3579만원)와 토스뱅크(1억1604만원)의 1인당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겼다. 카카오뱅크는 5대 은행에 견주어도 높은 수준이다. 다만 카카오측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이익이 연봉에 포함돼 공시하면서 평균 소득이 높게 집계됐다"며 스톡옵션 행사 이익을 뺀 연봉은 1인당 평균 1억305만원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8945만원으로 1억 원을 넘기지 못했다.


은행원의 보수가 늘어난 것은 실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힘입어 은행들은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을 크게 남기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5대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2조6908억 원으로 2020년(8조6745억 원) 대비 46%나 늘었다. 같은 기간 수수료 등의 비이자수익은 1조원가량 줄어든 반면 이자이익이 10조원가량 급증했다.


은행원들은 성과급 뿐만 아니라 퇴직금도 두둑하게 챙겼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희망 퇴직자는 2357명이며, 1인당 희망 퇴직금 평균은 3억 5548만원이었다. 하나은행(4억794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KB국민은행(3억 7600만원), 우리은행(3억 7236만원), 농협은행(3억 2712만원), 신한은행(2억 9396만원) 순이었다. 퇴직자의 기본퇴직금까지 합하면 희망퇴직자가 받은 퇴직금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권에서는 이자장사 논란과 잇따른 횡령·비리 사건 후폭풍이 여전한데 '돈 잔치' 현황이 공개되면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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