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윤종(30)이 현장에서 체포된 뒤 “너무 빨리 잡혔다”고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범행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A씨는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정진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윤종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체포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신고를 받고 등산로를 수색하다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내버려 두고 등산로를 올라오려던 최윤종을 처음 마주쳤고, 그의 흐트러진 옷매무새와 땀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용의자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A씨가 “강간했냐”고 묻자 최윤종은 “내가 했다”고 답했다. “피해자가 왜 저기 누워있느냐”는 질문에 최윤종은 “처음부터 누워있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A씨는 호흡과 맥박이 없는 피해자를 평지로 옮겨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와중에 약 3m 거리에서 체포된 상태로 이를 지켜보던 최윤종이 “목이 마르니 물을 달라”면서 “너무 빨리 잡혔다”는 혼잣말도 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재판에는 피해자를 직접 부검했던 법의관도 증인으로 출석해 “최윤종이 공소사실에 기재된 3분보다 더 오랫동안 피해자의 목을 눌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윤종은 지난 8월 서울 신림동 관악산생태공원과 연결된 목골산 등산로에서 피해자를 성폭행하려 철제 너클을 낀 주먹으로 무차별 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