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일 동안 펼쳐진 기적…대한민국 새역사 쓴 정원 열풍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더 높게"

■2023년 봄·여름·가을 이끈 생태수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완벽한 성공
국민 6명 중 1명 방문 1000만 육박
대도시는 방향을 중소도시는 희망을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 랜드마크로
K디즈니로 새판 미래전략 수립 착착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전경.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214일 동안 무려 981만2157명의 관람객을 끌어 모으며 대한민국 대표 국제행사로 우뚝서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사진 제공=순천시

214일 동안 펼쳐진 기적. 28만 중소도시 생태수도 순천에서 펼쳐진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지난달 3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개장 12일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예고한 이번 박람회는 58일 만에 목표 관람객(800만 명) 절반인 40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최종 관람객은 981만2157명. 단순한 흥행 몰이에 그치지 않고 대도시는 방향을 중소도시에는 희망을 제시하며 대한민국 대표 국제행사로 우뚝서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여전히 ‘정원’이 가져다 준 감동의 여운이 남아있는 지금. ‘새로운 시작 더(THE) 높게’ 일류순천 도약을 위한 체계적인 미래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하며 또 한번의 기적을 꿈꾸고 있다.



노관규(왼쪽 두 번째) 순천시장이 지난달 31일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폐막식에 참석해 성공 분위기를 시민들과 함께 즐기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시

◇‘3합’의 완벽한 조화…"지방 행정의 신모델"


순천을 ‘정원도시 서울’ 구상을 위한 가장 좋은 모델로 꼽고, 배우러 왔다(오세훈 서울시장), 지방 행정의 신모델(박완수 경남도지사), 지방균형 발전 철학과 닮은 모범도시(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 등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순천에 대한 극찬은 끊이지 않았다.


이번 박람회 성공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심에는 ‘노관규 리더십’을 빼놓을 수 없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취임 직후 박람회 책임자 1명을 선발하고 일하고 싶은 직원을 직접 뽑게 했다. 시장 고유 권한인 인사권을 실무자에게 위임한 것이다. 대신 조직 구성은 행정, 토목, 보건 등 다양한 직렬을 배치해 융·복합이 가능하게 했다. 박람회장에 시장실을 마련해 현장에서 즉각적인 소통과 결정하고 보완을 이뤄갔다. 노 시장의 리더십은 새로운 정치상으로 주목을 받으며 정원과 함께 ‘노관규 리더십 배우기’ 열풍이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기후변화로 빨라진 개화시기를 고려해 노 시장은 당초 4월 22일이었던 개장일을 4월 1일로 앞당기며, 그의 남다른 추진력과 결단력도 한 몫 했다는 평가다.


또한 순천이 7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193㏊에 달하는 박람회장을 완성도 있게 꾸릴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시장과 공무원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행정을 꼽을 수 있다. 안전사고는 전무하고 휴일도 반납한 채 이번 박람회 성공을 위해 구슬땀을 흘린 순천시 공무원들은 보이지 않은 숨은 공로자다.


무엇보다 순천의 가장 강력한 힘 남다른 눈높이를 지닌 ‘시민의식’은 성공의 주역으로 꼽았다. 흑두루미를 위해 순천만 전봇대 282개를 뽑는 일에 함께한 순천시민. 여기에 자원봉사자·해설사·일류플래너·모범운전자 등 4200여 명의 시민은 안전하고 품격 높은 국제행사를 이끌어 냈다.



노관규(왼쪽) 순천시장이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900만 명 관람객 돌파기념식에 참석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시

◇‘생태경제’ 효과 원도심까지 스며들다


생태와 정원이 가져다 준 경제효과는 상상을 초월했다. 1000만 명에 가까운 소비군이 지역으로 유입됐고, 박람회 목표 수익금인 253억 원을 훌쩍 넘겨 최종 333억여 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관람객들은 박람회장을 넘어 도심 곳곳으로 퍼져나가 주머니를 열었다.


주변 상인들은 “매출액이 평소 2배에서 5배까지 증가했다, 웃장 국밥골목 조성 후 손님들이 이렇게 줄지어 있는 모습은 40년 만에 처음이다, 오천그린광장이 생긴 뒤로 카페 이용객이 늘었다. 공연이 있는 날은 대박이다….” 박람회 효과는 신도심 뿐만 아닌 원도심까지 파고들며, 경제효과를 몸소 체감했다.


여기에 인접도시도 박람회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관광종합대책반을 운영했던 여수는 순천발 방문객이 동일 분기 대비 5.2%p 늘었으며, 광양과 보성은 박람회장에서 출발하는 시티투어와 셔틀버스를 운행, 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을 지역으로 끌어오는 관광 대책을 꾸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정원박람회로 인해 1조 5926억 원의 생산유발효과, 2만 5149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 7156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는 이 수치 전망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순천시는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해 용역을 의뢰해 분석하고 있다. 관람객 관광행태 및 지출 규모 등을 종합해 이달 중순 그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정원 열풍은 기업 유치까지 이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포스코리튬솔루션, 포스코와이드 등 6개 기업으로부터 8600억 원에 달하는 투자유치를 이끌어 냈다. 또한 6000억 원에 달하는 거점산단 경쟁력강화사업 대상지에 순천 소재 주요 산단이 선정되고,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산업에 2000억 원을 확보하는 등 기업과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미래 산업의 동력도 확보했다.


이러한 정량적 수치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움직임이다. 수도인 서울을 비롯해 행정 수도인 세종시도 정원도시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도 32개 지자체가 정원도시를 선언했다. 또한 지자체 정원 관련 부서가 24곳이 신설됐고, 자체 조례 제정이 77건으로 증가했다. 현재 전국의 지자체가 가장 많은 관심을 쏟는 정책 중 하나로 ‘정원’으로 꼽고 있다. 그야말로 2023년 대한민국 ‘정원 열풍'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2일 순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폐막 브리핑에서 그동안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시

순천의 미래 전략으로 손꼽히는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이 들어설 연향들 일대 전경. 사진 제공=순천시

◇정원에 문화 옷 입히고…‘어게인 정원’


노관규 순천시장은 2일 순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폐막 브리핑에서 “그동안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사랑해주시고 아낌 없는 응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박람회는 끝이 났지만 이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고 소회를 밝혔다.


노 시장은 박람회 이후 더 큰 밑그림을 그리며 “순천은 정원에 문화의 옷을 입혀 더 큰 도약에 나설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국가정원과 도심, 순천만을 하나로 이은 정원 위에 애니메이션 산업을 입힌, 일본·미국과는 차별화된 한국판 K-디즈니를 구상하고 있다는 미래비전을 제시했다.


여기에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이 들어설 연향들 일원은 미래 세대를 위한 융복합 미래산업지구로 변모한다. 주요 시설인 소각시설과 재활용 선별 시설은 지하화 하고, 지상에는 지하에서 발생한 에너지를 사용 할 수 있는 국제규격 수영장, 공연장, 복합문화 공간 등 주민 편익시설로 갖춰나갈 계획이다. K-디즈니와 함께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은 순천의 새로운 도약에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후방산업에 대비한 국가정원 공간 개편도 이뤄진다. 오천그린광장 등 도심정원과 인접한 서문권역은 공공성을 강화해 시민들에게 개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동문권역은 애니메이션 산업과 연계한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품격 있는 화훼 연출로 수익성과 희소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자세한 운영전략은 관련 정부정책 및 시책과 연계해 다각도로 검토, 수립할 예정이다.


한편 순천시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폐막 후 국민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오는 5일까지 순천만국가정원과 습지 등 박람회 전 권역을 무료 개방한다. 이후에는 폐장해 내부 정비 시간을 갖고, 내년 봄꽃 개화시기를 고려해 최종 재개장 시기를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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