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중, 이달 중순 中서 경제교류회…관계회복 '훈풍'

국내 100여개 기업 참석할듯
경제장관회의 연내 개최 목표
APEC서 정상 회동 가능성도
對中수출 등 지표 개선세 뚜렷
3개월 연속 100억달러 웃돌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정부가 이달 중국에서 ‘한중 경제협력 교류회’를 개최한다. 양국 경제정책을 소개하고 한중 기업 간 투자 협력 기회 등을 모색하는 행사다. 한중일정상회의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가 한중 협력 시스템 복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달 중순께 ‘제1차 한중 경제협력 교류회’를 개최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양국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등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사로 지난해 열린 ‘한중 경제장관회의’에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기재부는 중국 측과 매년 한중 경제협력 교류회를 공동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1차 교류회는 중국에서 1일간 진행된다. 기재부는 일부 지자체와 기업 등에 교류회 참석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는 최소 100개 이상의 기업이 교류회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구체적 일정은 중국 측과 조율 중인 상황”이라며 “양국 정책 변동에 기업들이 영향을 받는 만큼 향후 경제정책방향에 대한 소개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경제수장이 올해 말 서울에서 만날 가능성도 커졌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올 5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면담을 갖고 연내 서울에서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기 위한 실무 지원을 당부한 바 있다. 한중 경제장관회의는 기재부 장관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등 양국 경제 사령탑이 만나는 고위급 회의다. 이와 관련 기재부 측은 “(한중 경제장관회의는) 연내 개최가 목표”라며 “중국 측과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기재부가 한중 기업·지자체 간 교류회와 경제장관회의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있다. 추 부총리는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중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라며 “탈(脫)중국은 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중 교역액은 2020년 2415억 달러에서 지난해 3104억 달러로 최근 2년 새 28.5% 증가하는 등 꾸준히 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포럼’에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을 파견한 것도 한중 관계 관리를 위한 조치였다. 해당 포럼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정책인 ‘일대일로’ 10주년을 맞아 열린 행사다. 정부는 연내 한중일정상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이달 말 부산에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갖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한중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며 대중(對中) 수출 등 경제지표가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대중 수출은 110억 달러로 최근 3개월 연속 100억 달러를 웃돌았다. 지난달 대중 수출 감소율(전년 동기 대비)도 9.5%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최근 수출 부진은 대중 수출이 많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며 “미중 관계 악화 등으로 브레이크가 걸렸던 대중 반도체 수출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경색된 한중 관계가 변곡점을 맞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정부 구상대로 올해 말 한중일정상회의가 개최될 경우 한중 경제협력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중순 미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시 주석이 회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는 “중국 입장에서도 반도체 등 첨단기술 협력을 고려하면 한국은 중요한 파트너”라며 “정상 회동 등이 이뤄지면 양국 관계 개선의 물꼬가 터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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