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의혹에 휘말린 영풍제지(006740)가 8거래일 만에 하한가에서 벗어났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영풍제지는 전날보다 5.24% 오른 42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초 이상 급락 현상을 보인 지난달 18일과 당국의 거래 중단 조치가 풀린 26일부터 전날까지 7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찍으며 88.18% 폭락한 뒤 이날 비로소 하한가가 풀리고 양전했다. 영풍제지는 개장 직후 거래량이 폭주(4700만 주)하자 오전 9시 6분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되기도 했다. VI는 주가 급변 시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해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는 제도다.
개인투자자들의 ‘하따(하한가 따라잡기)’ 매수세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날 미체결 매도 주문 2546만여 주가 쌓였던 터라 이날 매도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과 달리 개인투자자들은 영풍제지 주식을 382억 원 순매수했다. 개인은 이달 1일과 2일에도 각각 25억 원, 123억 원을 사들였다. 거래량은 1일 50만 주를 밑돌았다가 2일에는 750만 주, 이날 2억 10만 주로 급증했다.
영풍제지의 모회사인 대양금속이 금융권에 담보로 잡힌 지분이 반대매매로 출회하자 서둘러 유상증자를 통한 채무상환 자금 확보 계획을 밝힌 점도 주가 반등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양금속은 전날 피에이치2호조합을 대상으로 100억 원 규모(854만 7008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지주사인 대양홀딩스도 이달 6일 대양금속 주식 22만 7889주(0.45%)에 대한 매각에 나설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대양금속은 올해 9월 대구은행과 NH농협은행·골드스퀘어제일차 등에서 영풍제지 지분 31.82% 담보로 총 560억 규모 대출 받았지만 주가가 폭락하면서 반대매매만으로는 대출금 상환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한편 영풍제지 주가조작 세력의 창구로 이용된 키움증권의 미수금 손실은 3500억~4000억 원대로 추정됐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20일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해 미수금 4943억 원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