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안 나이 응온(이 음식 맛있어요).”
4일 베트남 호찌민 1군에 위치한 GS25 편의점은 현지인들로 아침부터 북적였다. 한국의 편의점을 그대로 옮겨 놓은듯한 이 곳에서는 떡볶이와 어묵, 치킨도시락 등 한국 먹거리 음식들이 즐비해 있었다. 특히 컵 밥 용기에는 ‘안녕하세요’라는 한글이 표시돼 한국 편의점이 연상됐다. 점포 앞 데크에 설치된 테이블에서는 아침 식사를 하는 고객들부터 간식이나 음료수를 먹는 사람들까지 문전성시를 이뤘다.
GS리테일(007070)은 베트남 손킴 그룹과 손을 잡고 지난 2018년 1월 호찌민 지역에 1호점 ‘GS25 엠프리스타워점'을 오픈해 지난 달 말 기준 219점까지 확장했다. 베트남 GS25 매장에서는 떡볶이와 매콤치킨주먹밥, 치킨도시락 등 한국 먹거리 음식이 인기였고, 베트남식 호빵인 반바오도 잘 팔리고 있었다.
이 곳에서 근무하는 GS25 직원은 “GS25 편의점이 베트남 ‘핫플레이스’로 등극하며 데이트를 즐기는 고객들부터 젊은 이들이 많이 찾는다”며 “인증샷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하는 게 일종의 트렌드”라고 말했다.
GS25가 제작 지원한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가 2020년 6월 베트남 현지에서 방영한 뒤 편의점에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고객들이 급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드라마 방영 직후 베트남 점포 매출은 30% 급증했다.
덕분에 베트남 GS25는 써클케이, 패밀리마트 등 4~6년 먼저 진출한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 편의점을 제치고 매출 기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1년부터는 해외 진출한 한국 편의점 중 최초로 가맹점을 전개하며 점포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GS리테일과 손을 잡은 ‘손킴리테일’은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와 올 5월 2000만달러(약 2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사업 자금을 확보했다. 이는 베트남GS25가 현지 식문화와 한국 먹거리를 결합해 인기를 끈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매장에서 눈에 띈 것은 수 십 가지의 김 스낵 코너였다. 베트남 현지 브랜드를 비롯해 한글이 쓰여진 패키징까지 다양한 김 스낵 상품들이 한 켠에 전시돼 있었다.
이처럼 베트남GS25는 진출 초기 길거리음식에 익숙한 식문화에 맞춰 반바오 등 현지 먹거리를 비롯해 떡볶이, 도시락, 김밥 등 한국식 조리 식품을 선보였다. 올해부터는 치킨25와 꼬치류 즉석 조리식품을 출시하며, 올 상반기 기준 조리 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83% 늘었다.
GS리테일은 한류 열풍에 힘입어 국내 인기 자체제작(PB) 상품 20여 종을 추가로 도입해 한국식 상품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베트남 매장을 2027년까지 700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GS리테일은 몽골에서도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 2021년 5월 GS25는 몽골 현지 파트너인 숀콜라이 그룹과 손을 잡고 수도 울란바토르에 △GS25 니스렐점 △GS25 초이진점 △GS25 파크오드몰점 등 3개 매장을 동시에 열고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현재 몽골GS25는 울란바토르 외 에르데네트 지역 등 257점까지 확대 진출하는 등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다.
몽골 GS25의 경우도 몽골의 식문화와 ‘K-푸드’ 열풍을 적절히 융합한 현지화 전략과 편의점의 인프라를 활용한 다목적 기능을 강화하며 K-편의점의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특히 몽골로 수출된 카페25 생우유 카페라테, 치킨25 등이 인기리에 팔리고 있는데 이는 K 편의점 히트상품을 몽골의 식육문화에 이식해 현지화한 사례로 평가받았다.
덕분에 GS25는 PB 상품, 조리식품 등이 현지 인기 상품으로 부상하며 몽골 내 부족한 식당, 카페, 쉼터 등을 대신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GS25는 2025년까지 몽골 매장을 500개까지 늘림과 동시에 세 번째 진출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GS25 관계자는 “한국의 편의점을 그대로 수출함과 동시에 현지 식문화와 결합해 친근함을 높였다”며 “'K-문화' 열풍에 한국식 상품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