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등에서 대규모로 마약을 공급하며 ‘마약왕’으로 불린 박왕열(45)이 자신의 인터뷰를 보도한 방송사 PD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사실이 전해졌다.
JTBC는 지난 2일 방송된 '뉴스룸'을 통해 "전날 박왕열이 자신을 인터뷰한 저희 PD를 죽이겠다고 협박했다"고 알렸다.
JTBC는 "박왕열은 앞서 저희와 인터뷰에서도 자신에 대해 안 좋게 다룬 사람을 청부 살해하려 했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며 "저희 취재진은 경찰에 이 내용을 신고하고 신변 보호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왕열이 이 같은 협박을 한 것은 전날 자신의 옥중 인터뷰를 담은 다큐멘터리 '악인취재기' 예고편이 기사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해당 예고편이 나간 후 인터뷰어인 최광일 PD에게 통화를 시도했다. 연락이 닿지 않자, 최 PD를 아는 다른 취재원에게 전화를 걸어 "담당 PD를 죽이겠다"고 말했다고 JTBC는 전했다.
박왕열은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협박이 담긴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방송에 또 나가면 저 진짜 화낸다. 초창기에는 중국 애들한테 전화해 '야 너 유튜버고 뭐고 XX. 보험 들어줄 테니까 다 그냥 깔아 죽여버려'라고 했다. 보험 들고 차로 밀어버리면 징역 1년밖에 안 산다"고 말했다.
한편 박왕열의 범죄를 파헤쳐 온 변호사도 비슷한 보복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박왕열의 범죄를 조사한 이민석 변호사는 "제가 거의 4년 동안 사무실, 집에 못 가고 있다. 제 사무실이 서초구에 있는데, 사무실 바로 앞에 있는 모텔 두 곳에서 박왕열의 수하가 붙잡혔다. 얘네들은 마약 조직이기 때문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며 두려워했다.
박왕열씨는 2016년 필리핀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후 도망쳤다가 붙잡혀 필리핀 법원으로부터 징역 6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법무부는 필리핀 정부에 박씨에 대한 인도요청을 했지만 아직까지 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