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00가구에 육박하는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급 빌라촌이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2개 단지가 안전진단을 통과한 가운데 다른 2개 단지도 정밀안전진단 절차를 밟으며 재건축이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최고 층수 3층에 용적률 100% 미만인 이들 단지는 일부 단지의 경우 19층까지 새로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상일동 대림빌라는 지난달 31일 정밀안전진단 용역업체 개찰을 진행했다. 용역업체에 대한 적격심사와 계약 등을 거치며, 정밀안전진단 결과는 내년 1월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총 10개동, 108세대로 구성된 대림빌라는 1992년 준공된 단지로, 재건축 연한을 넘긴 상태다. 1988년 준공된 인근의 삼성빌라도 지난달 말 강동구에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하며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빌라는 총 11개동, 132세대로 구성됐다.
대림빌라와 삼성빌라가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하면서 총 3층으로 구성된 상일동의 고급빌라촌 일대는 재건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일대는 대림빌라와 삼성빌라 외에 현대빌라(8개동·84세대)와 효성빌라(5개동·69세대), 상일우성타운(9개동·105세대) 등 총 5개 단지로 구성돼 있는데, 현대빌라와 상일우성타운은 약 6년 전 이미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이 가능하다. 효성빌라는 소규모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어 안전진단이 불필요한데, ‘효성빌라 재건축 조합설립 준비위원회’를 설립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재건축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등 진척을 보이고 있다. 효성빌라 재건축 준비위 관계자는 “올 초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주민들 90% 이상이 재건축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며 “이달 설명회 이후 재건축에 대한 전반적인 설문을 다시 한번 진행하고 그에 맞춰 다음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5개 단지 모두 재건축이 가능해지면서 통합재건축에 대한 논의도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은 단지별 재건축 진행 상황이 달라 통합재건축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상일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림빌라가 재건축 연한을 채우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다시 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이라며 “아직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통합재건축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정도는 아니지만 앞으로 단지들의 진행상황이 비슷해지면 그에 대한 논의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아직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다. 세대 수가 적어 한 해 거래 건수가 1~2건에 그칠 정도로 매매가 많지 않은 데다 이로 인해 시세도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현대빌라는 2020년 12월 전용면적 122.025㎡가 16억 8000만 원에 매매된 게 마지막이며, 대림빌라도 지난해 4월 전용면적 173.51㎡가 각각 18억 8000만 원과 20억 원에 팔린 뒤로 거래가 없다. 올해 들어서는 1월 상일우성타운 전용면적 161.78㎡이 14억 9000만 원에 거래됐으며, 삼성빌라 전용면적 84.94㎡이 7월 각각 11억 3000만 원과 12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 인근의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 일대는 고덕지구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12층까지 재건축이 가능하지만 일부 단지가 19층으로 재건축하는 내용의 정비계획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9호선 연장 4단계에 따라 한영고역이 신설되는 호재가 있는데 여기에 층수가 높아지고 통합재건축까지 이뤄지면 사업성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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