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서 군불 때자마자…공매도 또 전면 금지

금융위, 고위 당정회의 후 전격 결정
6일부터 내년 6월까지 한시 중단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다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는 공매도에 대해 6일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여당이 내년 총선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한 ‘공매도 잠정 중단’ 안을 금융 당국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위배된다는 지적에도 결국 수용한 것이다. ★관련 기사 4면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날 임시 금융위 회의에서 이같이 의결했다고 밝혔다. 공매도 전면 금지는 역대 네 번째다. 당국은 공매도 금지 기간을 6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로 정했는데 재개 시점은 시장 동향 등을 고려하기로 해 추가 연장할 수도 있다. 당국은 아울러 △기관·개인 간 불평등한 거래 여건 해소 방안 마련 △무차입 공매도 사전 방지책 모색 △글로벌 투자은행(IB) 무차입 공매도 전수조사 등도 추진한다고 거듭 설명했다.


당국의 공매도 전면 금지 발표는 시장이 당초 예상했던 이달 중순보다 1주일가량 앞당겨 급히 나왔다. 대통령실은 공매도 전면 금지가 발표된 후 “윤석열 대통령은 자본시장 내 불법 공매도와 공매도를 이용한 시장 교란 행위는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각오”라고 밝혔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김포시의 서울 편입’같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흡수할 만한 대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여당 측의 압박을 받아들인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증시가 연저점에 다가서는 약세장에서 1400만 개인투자자의 대다수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에 반감을 표시하는 만큼 이를 막을 경우 여권에 유리한 여론이 조성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금감원이 지난달 BNP파리바·HSBC 등 글로벌 IB 2곳의 560억 원대 불법 공매도 의혹을 적발한 점도 공매도 금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초 금융위는 주가조작 악용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 장애, 외국인투자가 이탈 등이 우려된다며 공매도 금지에 반대 입장을 취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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