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로더부터 애플까지… 美글로벌브랜드, 中경기둔화에 직격탄

에스티로더, 내년 매출 2%↓ 예상
애플은 지난분기 중국매출 2.5%↓
경기둔화에 소비지출 줄자 타격
화웨이 등 자국 브랜드에는 "기회"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애플 스토어 내부에 신제품 ‘아이폰15’ 광고가 표시돼 있다. 애플은 올 3분기 중국 매출이 전분기대비 2.5% 감소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그간 중국에 진출해 높은 매출을 누렸던 미국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의 경기둔화로 직격탄을 맞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에스티 로더 같은 화장품 업체는 물론 애플 같은 정보기술(IT) 업체, 의류 업체 캐나다구스 등 어려움은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중국 소비자들이 경기둔화로 소비지출을 축소하면서 저렴한 옵션을 선호하게 됐고, 자국 브랜드를 찾음에 따른 영향을 글로벌 브랜드가 받기 때문이다.


크리니크·맥(MAC) 등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한 에스티로더는 내년 매출 증가율이 -2~1%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 지난 1일 주가가 17% 내렸다. 당초 내년 매출 성장률 목표를 5~7% 선에서 제시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WSJ는 “중국 본토에서 고급 뷰티상품의 판매 회복세가 더딘 탓”이라고 전했다. 파브리지오 프레다 에스티로더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 특히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판매량 성장이 둔화했다”며 “이달 ‘광군제’ 사전 판매 실적에서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애플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3분기 애플의 글로벌 매출은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으며, 그 중 중국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5% 줄어든 151억 달러로 시장 전망도 밑돌았다. 팀 쿡 CEO는 “환율 변동에 따른 타격”이라고 설명했지만, 중국 정부가 애플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뿐 아니라 화웨이 등 중국 브랜드와 경쟁도 심해진 영향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캐나다구스도 중국 판매 부진의 영향으로 내년 매출 전망을 14억~15억 캐나다달러에서 12억~14억 캐나다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조나단 싱클레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 콜에서 “중국 소비자의 영향 측면에서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 본다”고 말했다.


제이슨 유 CTR미디어컨버전스연구소 매니저는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과 관련해 WSJ에 “증시와 부동산의 부의 효과가 거의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청년실업이 급증하는 등 노동시장 상황도 좋지 않음에 따라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였고, 그 결과 저렴한 가격의 자국 브랜드에 기회가 열렸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중국 시장은 해외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자국 브랜드가 널리 쓰인다고 WSJ는 전했다.


다만 글로벌 브랜드가 모두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는 건 아니다. 스타벅스의 경우 중국에서 매출이 전분기 대비 5% 증가했다. 이에 매장 수를 현재 6806개에서 2025년까지 9000개로 늘린다는 목표 달성도 낙관적이라고 회사 측은 주장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