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金장갑에 한국을 새기다

김하성, MLB 골드글러브 수상
한국인·아시아 내야수 중 최초
유틸리티 부문…베츠 등 따돌려
'빅네임' 영입에 유격수 내줬지만
백업행 예상 깨고 2·3루서 활약

김하성의 골드 글러브 수상을 축하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인스타그램 캡처

골드글러브에 빛나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내야수 김하성. AP연합뉴스

골드글러브는 말 그대로 ‘수비 달인’에게 주는 상이다. 30개 구단 감독과 팀당 최대 6명으로 이뤄진 코치진 투표, 미국야구연구협회의 수비 지표를 합쳐 수상자를 결정한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수비 능력과 그에 따른 팀 기여도를 전문적인 시각으로 지켜본 이들의 평가라 더욱 영광스럽다. 공격과 수비를 함께 평가해 기자단 투표로 뽑는 국내 프로야구의 골든글러브와 사뭇 다르다.


‘유틸리티 야수’ 부문에서 골드글러브를 받은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전천후 야수로 인정받은 것이다.


6일(한국 시간) 발표된 2023 MLB 양대 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자 명단에서 김하성은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야수 부문 황금 장갑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내야수 최초의 골드글러브 수상이다. 아시아 선수의 수상은 일본 출신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2010년까지 10년 연속) 이후 처음이다.


만능 야수를 뜻하는 유틸리티 부문은 지난해 처음 제정됐다. 김하성은 최종 후보에 오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슈퍼스타 무키 베츠, 한국계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따돌렸다. 올 시즌 주 포지션은 2루수(101경기)였지만 김하성은 3루(30경기)와 유격수(18경기)까지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번갈아 담당하며 7개 실책만 기록하는 견고한 수비를 뽐냈다. 구단이 올해 ‘빅네임’ 유격수 산더르 보하르츠를 영입하면서 김하성은 유격수에서 방을 빼고 밀려난 셈이 됐지만 오히려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할 기회로 삼았다. ‘백업이나 트레이드 매물로 밀려날 것’이라던 올 초 현지 매체의 예상을 보기 좋게 깨버렸다.


MLB닷컴은 수비로 얼마의 실점을 막았는지 알려주는 지표인 DRS(Defensive Runs Saved)로 볼 때 김하성은 2루수로 10, 3루수와 유격수로는 3씩 모두 합쳐 16을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그의 2루수 DRS 수치 10은 올해 내셔널리그 2루수 골드글러브 수상자인 니코 호너(26·시카고 컵스) 다음으로 높았다.


김하성은 “야구 선수를 꿈꾸는 아시아의 아이들에게 내야수로서 MLB 진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서 행복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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