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노조 조직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 독일 공장의 노동자 임금을 인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테슬라 독일 공장 경영진은 지난주 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베를린 외곽에 있는 현지 공장(기가팩토리)을 방문하는 동안 이달부터 직원 1만 1000명의 임금을 4% 인상하는 것을 골자로 한 임금 인상안을 공개했다. 또 다음 달에 1500유로(약 209만 원) 상당의 보너스를 지급하고 내년 2월부터는 생산직 근로자의 경우 연간 2500유로(약 349만 원)를 추가로 올려주기로 했다. 머스크는 현지 공장을 방문하면서 내년에 확장될 예정인 독일 공장에서 차세대 전기차를 생산한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기가팩토리를 가동한 후 근로자의 임금을 6% 인상한 바 있다. 이 공장은 1주일에 약 5000대의 테슬라 차량을 생산한다.

유럽 최대의 산업별 노조인 독일 금속산업노조(IG메탈)는 테슬라에 노조를 인정하고 노조 협약을 맺을 것을 요구하면서 근무 조건 등과 관련한 항의 시위를 벌여왔다. 테슬라는 유럽에서 주요 자동차 업체 중 유일하게 노조가 없는 기업이다.

테슬라는 스웨덴에서도 노동자의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테슬라 서비스 노동자를 대표하는 스웨덴 금속산업노조(IF메탈)가 파업을 벌이고 있고 6일 단체교섭 계약을 맺기 위해 사측과 만날 예정이다.

이번 테슬라의 임금 인상은 최근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자동차 3사를 대상으로 한 파업에서 사실상 승리하고 테슬라의 미국 내 공장을 주시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이목을 끈다. WSJ는 “테슬라가 성장 둔화에 대응해 자동차 가격을 인하하는 상황에서 추가 인건비 상승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