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불확실성 속에서 찾는 기회

■송준혁 베어링자산운용 성장본부장


7월까지만 하더라도 한국 증시는 상당한 호황이었다. 일부 업종이 주도한 랠리였지만 지수만 본다면 지난해 부진에서 완전히 회복된 모습이었고 투자자들은 작은 호재에도 환호했다. 하지만 불과 3개월 사이 시장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미국 행정부 셧다운 우려가 불거지고 인플레이션은 예상외로 더디게 완화되고 있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여전히 강경하다. 이에 따라 미국의 장기 금리가 크게 상승하면서 주식 시장의 하락을 가속화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전쟁이 발발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의 출산율은 계속 낮아지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려 역시 여전하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최근 또 하향돼 외국인 투자가들은 10월에도 한국 주식을 팔아치웠다.


많은 악재들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공포지수가 높아진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런 시기에 투자 판단의 기준은 무엇일까? 현재의 조정을 초래한 핵심 이슈들이 마찰적 요인인지, 앞으로 개선될 요인인지 살펴야 한다. 문제가 장기화하거나 시간이 갈수록 악화할지도 판별해야 한다.


시장의 가장 중요한 변수인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부터 보자. 미국 경제가 현재의 고금리 상황에서 낮은 실업률이 보장되고 경기 확장은 지속될 수 있을까. 올 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미국 경기에 빨간불이 들어올 가능성이 커보인다. 고정 금리 비중이 높지만 미국의 30년 모기지 금리가 8%대를 상회하고 있어 신규 주택 구입자는 모기지 이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 역시 한시적인 요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시그널로 시장 반응은 엇갈리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연준의 금리 인상, 장기 금리의 상승은 완화될 것이며 시장에 긍정적 방향으로 변화해갈 요인들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은 주변국, 특히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으로 확대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이스라엘과 이란간 확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아울러 이·팔 전쟁의 영향은 금융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쟁의 양상은 언제든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주시할 필요는 있다.


여러 악재로 주식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큰 폭의 조정이 이뤄졌다. 하지만 현재의 불확실성을 부른 요인들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다. 오히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업 이익의 회복이 예상되며 코스피와 상관 관계가 높은 수출이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지금의 불확실한 시장 상황이 다시 투자할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내년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기업과 업종에 집중하는 것이 좋은 투자전략이 될 것이다. IT와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수출 비중이 높은 소비재 기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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